잦은 기체 결함…HL8501 운항 정지 명령 받아
항공 안전 규정 위반…과징금만 무려 20.5억원
로마·파리 등 5개 유럽 노선 운항…쇄신 필요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유럽 노선에 본격 취항한 티웨이항공의 안전 운항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잦은 기체 결함으로 운항 정지 명령을 받은 데 이어 항공 안전 규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7월 26일 티웨이항공의 HL8501 항공기(A330-300)에 대해 운항 정지·정비 지시를 내렸다.
HL8501은 지난 6월 티웨이항공에 대한 승객들의 집단소송으로 번진 오사카 노선의 11시간 지연 때 투입됐던 항공기다. 당시 티웨이항공은 HL8501 항공기를 인천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노선 항공편에 배정했다가 기체 결함을 확인한 뒤 인천발 일본 오사카행 항공기(HL8500)와 서로 맞바꿔 운항했다.
오사카행 항공편에 탑승했던 피해 승객 152명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단체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티웨이항공이 유럽연합(EU)의 항공 규정에 따른 지연 배상을 피하기 위해 여객기를 바꿔치기한 것이 아니냐는 이른바 ‘항공기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국토부가 특정 항공기에 대해 운항 정지 조치를 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국토부 측은 항공기의 유압 계통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HL8501 항공기는 정비를 거쳐 지난 7월 30일 운항 정지 지시가 해제됐다.
다만 HL8501 항공기의 기체 결함은 운항 재개 이후에도 이어졌다. 실제 지난 1일 일본 후쿠오카발 인천행 노선 항공편에 배정된 티웨이항공 HL8501 항공기의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8시간 이상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더욱 철저한 안전 운항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기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HL8501 항공기의 기체 결함과 별개로 항공 안전 규정 위반으로 2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 5건의 항공안전법상 운항·정비 규정 위반에 대해 총 20억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항공사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지난 6월까지 티웨이항공 항공편이 기체 정비 문제로 지연 또는 결항한 사례는 총 993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33건, 2021년 67건, 2022년 68건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510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15건으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8월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총 5개의 유럽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노선까지 포함하면 총 6개의 장거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자그레브 노선의 경우 노선 특성상 하계 기간인 10월 말까지만 운영한다.
이연희 의원은 “티웨이항공이 대형 항공사를 대신해 유럽에 취항하는 만큼 승객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안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쇄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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