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잠정합의안 부결…추가 교섭 일정 아직 없어
2차 잠정합의안 도출해도 추석 이전 타결 어려워
임단협 장기화…그랑 콜레오스 생산 차질 우려도
르노코리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결국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사 갈등 심화로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3일 2024년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6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의 반대로 부결됐다. 당시 전체 조합원 중 185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201명(64.8%)이 반대표를 던졌다.
르노코리아 노사가 임단협 타결의 마지막 관문인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건 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노사의 1차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임금피크제 개선, 신차 그랑 콜레오스 성공 출시금 300만원 지급, 노사 화합 비즈 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추가 교섭을 통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번 주 중 긴급 임시 총대의원대회를 열어 현 상황을 진단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르노코리아 노사가 당장 추가 교섭을 재개해 2차 잠정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하더라도 추석 연휴 시작 이전에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마치고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를 주도하는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KG모빌리티와 한국GM 노사가 이미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매듭지은 것과 대조된다. 기아의 경우 지난 9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9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기아 노조는 오는 1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으며, 가결 요건 50%를 넘으면 4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다.
르노코리아가 올해 임단협을 두고 진통을 겪으면서 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심화하면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2020년 XM3를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신차다. 지난 7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양산을 개시했고, 이날 기준 누적 계약 대수가 1만7000대를 넘어설 정도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는 르노코리아의 올해 1~8월 누적 내수 판매량(1만4032대)보다 많은 수준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의 고객 인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는 10월부터는 가솔린 모델의 출고를 앞둔 터라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올해 3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무난하게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며 “임단협 타결이 최대한 빠르게 이뤄져야 원활한 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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