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상승세 타고 디지털 강화 전략 본격화
3년 전보다 68% 늘어…디지털 관련 서비스 출시 이어져
초대형IB 진입에 도전하고 있는 하나증권이 디지털 채널 경쟁력 강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 상반기 개발비 투자액은 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266억원보다 1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KB증권(1208억원), 한국투자증권(455억원), 삼성증권(408억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규모다.
하나증권의 개발비 지출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에는 179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213억원, 2023년에는 323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는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액에 가까운 개발비를 투입한 것이다.
무형자산의 하위 항목인 개발비는 증권사가 신규 전산서비스 등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된 비용이다. 최근 증권업계의 디지털 강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각 증권사들의 개발비 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1719억원 수준이던 증권사들의 개발비는 2022년 2421억원, 2023년 3275억원까지 불어났다.
하나증권의 디지털 부문은 자본 투자뿐 아니라 인력 충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디지털플랫폼실에서 모바일 트레이딩서비스(MTS) 담당 경력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자산센터’를 신설하고 역량을 집중시켰다. 토큰증권발행(STO) 등 신규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으로 13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9%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큰 폭의 적자(2708억원 순손실)를 낸 직후인 만큼 흑자전환을 했다는 의미도 있다.
실적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초대형IB 입성의 목표에도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이미 자기자본 5조원대로 초대형IB의 외적 조건은 달성했지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급부상한 리테일 기반 증권사들이 참신한 MTS를 무기로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 하나증권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핀테크 행사에서 게임 형태의 모의투자 서비스인 ‘스탁크래프트(Stock Craft)’를 시범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주식을 게임처럼 모의 투자한다는 콘셉트로 유명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오마주한 명칭이다.
이밖에 지난 1분기에는 카카오 채널 ‘하나증권 손님톡’을 통해 고객의 건강정보, 투자상담, 투자정보 등을 모바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의 기반이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전환됨에 따라 디지털 채널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형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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