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단종 카드 수, 159종→373종 ‘급증’
지난해 연간 단종 카드 수 반기 만에 따라잡아
카드업계의 단종 카드 수가 상반기 동안에만 370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단종 수의 80% 가량을 따라잡은 가운데, 이와 같은 단종 릴레이가 이어질 경우에는 올해 또 한 번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업계의 단종 카드 수가 늘어난 데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위 말하는 ‘알짜 카드’ 라인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단종된 신용·체크카드 수는 총 373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종)보다 134.59%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카드업계의 단종 릴레이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02종에 불과했던 연간 단종 카드 수는 2021년 306종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에는 101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의 카드사의 단종 카드 수는 지난해 연간 단종 카드 수(458종)을 반 년 만에 거의 따라잡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 또 한 번 지난해 연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는 올해 초부터 카드 라인업을 정리해 왔다. 현대카드는 올 초 대표 카드인 ‘X 에디션(Edition)2’ 시리즈 등 카드 3종을 단종하고,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제로 에디션(ZERO Edition) 2’ 할인형과 포인트형 2종 역시 정리했다.
우리카드 역시 대표 브랜드인 ‘카드의정석’ 라인업을 단종시키고 나섰다. 지난 12일 우리카드는 ‘DA@카드의정석(Discount All)’과 ‘D4@카드의정석(Discount 4)’ 신규·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에는 최근 알짜 카드로 손꼽히는 △HI-POINT △DEEP DREAM △DEEP DREAM Platinum+ 등의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알짜 카드를 단종하고 나선 데는 비용 절감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며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은 데 이어, 부실 대출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비용마저 늘어나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카드사의 본업이라 불리는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부담을 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8개 카드사의 총수익 대비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29.06%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29.49%)보다도 0.43%p(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든 데는 당국의 카드 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출 제도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맹점 수수료를 재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수수료율은 세 차례 연속 인하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드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위 말하는 알짜 카드 라인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짜 카드의 경우 카드에 대한 약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단종을 시켜버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조달비용이나 여러 대손비용 등이 발생하며 비용 절감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 역시 카드 라인업 정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불가피하게 단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 카드 상품 구성을 위한 관리 및 혜택 리뉴얼을 위해 카드를 단종하는 부분도 있다”며 “또 카드의 수익성 측면을 고려해 단종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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