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스파텐트에 상표등록 신청서 최소 17건 제출
상표권 보호 조치…러시아 시장 복귀 염두 행보 해석도
지난해 말 러시아 사업을 철수한 현대자동차가 최근 현지에서 신규 상표등록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의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는 이달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자동차, 자동차 부품, 액세서리 등과 관련한 최소 17건의 상표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HMMR)을 러시아 업체인 아트파이낸스에 매각했다. 2010년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준공한 지 13년 만이다. 당시 매각 금액은 1만루블(약 14만원)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장부상 처분 금액(2873억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게 책정됐다. 아트파이낸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등록된 벤처캐피탈이다.
다만 현대차는 매각 후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Buy Back) 조건을 내걸었다. 공장 매각의 실마리가 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백 가격은 옵션 행사 시점의 시장가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크레타, 기아 리오 등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가 사업을 철수한 러시아에서 신규 상표등록을 추진하는 건 자사 제품 모델명 등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 현행법에 따르면 상표 권리자가 3년간 사용하지 않은 상표는 취소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특허 서비스 업체인 온라인 파텐트의 마르가리타 타라소바 변리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현대차가 실제로 이 상품들을 출시할지는 불확실하다”며 “상표출원은 해당 상품을 복제하려는 자나 비공식 딜러로부터 상품명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자사 상표권을 지키기 위해 다시 상표등록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스타벅스와 코카콜라가 러시아에서 상표 등록을 신청했을 때도 러시아 시장 복귀와 관련한 설이 돌았었다”면서 “현대차의 경우 바이백 조건으로 복귀 여지를 남겨둔 터라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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