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비 16조5398억원…전년 동기比 8.6%↑
현대건설‧삼성물산 “매출 늘면서 미청구공사 증가…문제없어”
국내 대형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건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금액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자산으로, 회계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미청구공사금액이 손실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건설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 중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금액은 총 16조5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5조2247억원과 비교해 8.63% 증가했다.
미청구공사금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로, 5조7242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4조9700억원에서 7542억원(15.17%)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미청구공사금액도 늘어났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인 17조16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 미청구공사금액이 증가했지만 매출액과 비교해도 안전한 수준”이라며 “국내 주택 공사의 경우 올해 하반기 입주를 진행하면 미청구공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둔촌주공과 송도더스카이 등 입주를 계획 중이다.
두 번째로 미청구공사금액이 많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미청구공사금액은 2조503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2조4229억원 대비 733억원(3.3%) 증가했다. 부문별로 빌딩이 1조93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플랜트 3866억원, 토목 1677억원 순이다. 삼성물산 역시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금액 비율은 약 11%로 높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진행률 100% 사업장 중 미청구공사가 남아있는 사업장은 평택 P4(미청구공사 2351억원), 평택 FAB 3기 신축공사(4707억원) 등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정이 많이 진행되면 일시적으로 미청구공사가 갑자기 늘 수 있다”면서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금액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1조7766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7153억원 대비 613억원(3.6%)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주택이 1조41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건축 1995억원, 토목 1252억원, 플랜트 233억원 순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진행률 100%를 기록했지만 미청구공사금액이 남아있는 사업장은 없다”면서 “올해 하반기 마곡마이스 CP1, 둔촌주공 등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금액은 1조618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1조6653억원 대비 465억원(2.8%)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축이 858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프라 4405억원, 플랜트 2133억원 순이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이 1조6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513억원 대비 29.2% 증가했으며, GS건설이 1조2801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139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923억원(7.77%), 441억원(4%) 증가했다.
미청구공사금액이 가장 적은 건설사는 DL이앤씨로 올해 상반기 88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9196억원 대비 368억원(4%) 줄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미청구공사가 발생할 일이 거의 없고 주택사업은 공정률과 들어와야 하는 매출액의 시간차가 존재할 수 있지만 입주가 이뤄지고 잔금이 회수된다면 문제가 없다”며 “정권, 유가 등에 따라 변화가 큰 해외사업은 미청구공사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는 만큼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