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카드업계, 실적 개선 성공…롯데카드는 되레 감소

시간 입력 2024-08-14 18:05:00 시간 수정 2024-08-14 18: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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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상반기 순익 1.4조…전년 대비 0.42%↑
하나카드, 순익 60.61% 급증…마케팅 효율화 통했다
롯데카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익 감소…1년새 42%↓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황 악화가 지속되자 내실경영 기조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비용 효율화를 꾀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롯데카드는 조달비용 부담을 한몸에 받으며 순익은 1년새 되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총합은 1조42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4189억원) 대비 0.42% 증가한 수준이다.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순익 개선폭을 보인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726억원)보다 60.6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조달비용이 증가했으나 국내 및 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및 모집/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다”면서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MG새마을금고 및 토스뱅크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등을 통한 제휴채널 확장 및 이용고객 저변 확대에 집중하는 등 진성영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이 2557억원으로, 전년 동기(1929억원)보다 32.56% 오르며 큰 폭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달비용과 충당금은 증가했으나,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전입액 증가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유실적 회원과 금융자산 성장,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면서 “향후 연체율 관리 강화 및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견고한 건전성 방어 역량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두 자릿수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먼저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3628억원으로, 전년 동기(2906억원)보다 24.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19.69% 오른 3793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대비 순익이 오르긴 했으나, 증가폭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현대카드의 1분기 순익은 1638억원으로, 전년 동기(1572억원) 대비 4.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성 상품 등 금융자산 성장에 따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 적립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새로운 슬로건인 ‘아키텍트 오브 챌린지’ 아래 상품 체계를 개편하고,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및 금융자산 성장 재개하며 영업수익이 증가했다”면서 “금융자산 성장에 따른 충당금 적립 확대 및 조달 비용 증가에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4.2% 증가하며 지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확보한 건전성 여력을 기반으로 금융 취급액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우량 회원 중심의 금융 최급 확대로 건전성 중심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업계 최저 연체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카드는 올 1분기 83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820억원)보다 2.20% 가량 소폭 오른 수준이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며 발목을 잡았으나, 영업비용 효율화를 꾀한 점이 순익을 늘리는 데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및 금융상품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를 기반으로 조달비용의 지속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섰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독자카드 기반의 고객 활성화를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 및 내실경영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개선폭은 카드사마다 차이를 보였으나, 불안정한 업황 속에서도 카드사들은 대부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카드의 경우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3067억원)보다도 79.52% 급감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순익은 롯데카드의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 4월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매각 이익은 1981억원 수준이다. 

로카모빌리티 매각분을 제외한 지난해 반기 순익은 1086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 보더라도 롯데카드의 순익은 1년새 42.17% 가량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로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영업수익은 15.8% 증가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면서도 “다만 자산성장 및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인해 순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카드는 디지로카 전략을 중심으로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발굴을 통해 이용 효율을 높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조달구조 최적화 및 신규 조달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안정화, 베트남 자회사 흑자 전환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롯데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가 순익을 개선할 수 있었던 데는 카드사가 그간 노력해 온 비용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불안정한 업황에 모집비용과 마케팅비용 등 새어나가고 있는 비용을 조이며 실적 개선세를 이뤄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 만큼 이와 같은 기조가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집비용이나 마케팅비용 등 새어나가고 있는 비용들을 최대한 줄이며 비용 효율화를 추진한 점이 카드사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보통 영업 수익이 늘어나면 관련 비용도 늘어나게 되는데, 그 비율이 수익 증가폭 만큼 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업계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 기조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금리가 인하돼야 카드사 차원에서도 자동차 할부 영업을 확대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점점 미뤄지고 있어 올해까지는 카드사 차원에서도 비용 효율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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