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개인사업자 대출, 가계대출보다 높은 성장세
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 및 포용금융 지적 영향
하반기 신상품 출시로 시장 영향력 확대 경쟁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확대에 부응하는 데 더해 주택담보대출을 대체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조89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6.7% 증가했다.
이들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66조484억원으로 37.0% 늘어난 가계대출 잔액보다 규모는 작지만 증가폭은 크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말 2578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1481억원으로 345.4%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5.3% 증가했다.
반면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69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359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 영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자리한다. 당국 압박에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시중은행 행보와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주담대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은 설립 취지인 혁신·포용금융과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포함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부대출 등을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450조원에 달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자리한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에서의 포트폴리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신용대출 및 보증대출을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순증 기준 올해 1조원을 만들고 말잔 기준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통장 ‘사장님통장’과 이달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소상공인 전용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지난 5일 신용보증기금과 손잡고 ‘이지원(Easy-One) 보증대출’을 출시했다. 대상은 개업일로부터 1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로 한도는 최고 1억원이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토스뱅크 앱 내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아니더라도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민감도가 높다는 자영업 특성상 연체율을 건전성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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