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어 8월에도 주담대 금리 줄인상
금리 인상에도 주담대 잔액은 가파른 증가세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에 막차 수요 몰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대출금리 인상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했음에도 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심상치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2일부터 아파트·연립·다세대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에서 0.4%포인트까지 올리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2%~0.3%포인트 높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두 차례 금리 인상에 이어, 이달 2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두 달 사이 네 차례나 금리를 올린 것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3일과 11일, 18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이달 8일부터는 ‘변동·혼합 KB 주택담보대출’과 ‘KB 일반 부동산담보대출’의 금리를 각각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린 데 이어, 7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들 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심상찮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자리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59조7501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5975억원 증가했다. 월별 증가폭을 살펴보면 4월 4조3433억원에서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 등 매월 가팔라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시기를 당초 7월에서 오는 9월로 늦추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견되는 만큼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가파른 대출 증가세를 꺾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7월 고용지표 악화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커지며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설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면서 대출금리를 둘러싼 은행권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데 주담대 금리 인상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사를 통해 “가계부채의 경우 금리인하 기대, 부동산 시장 회복 속에서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치밀한 대응계획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일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하향 안정화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며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인 주택정책금융은 실수요자에게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금리산정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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