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 정신아 ‘쇄신TF’ 접고 사람·조직 다 바꾼다

시간 입력 2024-08-06 07:00:00 시간 수정 2024-08-05 17: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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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주도 ‘쇄신TF’ 해체…인사 총괄 이끄는 ‘인사&조직문화쇄신TF’ 신설
정 대표, 김범수 위원장 부재 속 그룹 리더십에 집중
기존 쇄신TF 평가는 ‘물음표’…계열사 구조조정, 노사 갈등 변수

정신아 카카오 대표. <자료=카카오>

창업자 구속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정신아 대표가 이끌던 ‘쇄신TF(태스크포스)’를 해체하고, 인사 총괄 임원을 필두로 한 ‘인사&조직문화쇄신TF’를 전격 신설했다. 이에 따라,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 뿐만 아니라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을 대신해 단일 리더십 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초 기존 쇄신TF를 해체하고 ‘인사&조직문화쇄신TF’를 새롭게 구성했다. 

TF장에는 인사 총괄 임원인 이승현 HR성과리더(FO·Function Owner)가 임명됐다. 이승현 리더는 SK텔레콤, 네이버, 로블록스, 위즈덤하우스 등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카카오의 HR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기존 쇄신TF가 조직 쇄신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 새로 설립한 인사&조직문화쇄신TF는 장기적으로 제도적, 문화적 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인사 총괄 리더가 TF장을 맡게 된 만큼, 인사 및 복지 관련 제도 정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는 창업자인 김범수 위원장의 부재 속에서 정신아 대표에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지난달 23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정 대표가 카카오 본사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그룹은 지난달 25일 정 대표가 한시적으로 경영쇄신위원장 대행을 맡는 비상경영체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매달 진행하던 협의회를 주 1회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구속 이후 중앙 리더십이 실종되면서 성급히 쇄신TF를 해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달 31일 사내망을 통해 쇄신TF의 작업 결과를 공유하고 새 TF 가동 계획을 밝혔는데, 세부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평가 없이 쇄신을 완료했다고 자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강한 쇄신 의지를 드러내며 출범시킨 쇄신TF는 소통·조직 구조 개편·거버넌스 구조 개편·주요 리더 선임·조직별 인적 자원 비즈니스 파트너(HRBP) 배치 등을 세부 쇄신 항목으로 내세웠다.

정 대표는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임직원 약 1000명을 순차적으로 만나 직원 의견을 청취하는 ‘크루톡’을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5단계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리더·리더 2단계로 간소화해 신속한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부동산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 합병과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의 주요 업무 인수를 거쳐 지난 6월 AI 통합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며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에도 임직원 소통, 조직 개편 등 일부 측면 등에서 여전히 쇄신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추진 중인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카카오VX의 매각 건만 해도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로 잡음을 내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 측은 “카카오VX의 사모펀드 매각 등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계열법인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며 피켓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외에도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산하 컬처앤콘텐츠 및 키이스트 등 계열사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진행 상황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쇄신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이번 변화를 추진했다”며 “쇄신TF를 통해 방향성이 정해졌으니, 인사&조직문화쇄신TF는 이를 실제 실행할 멤버들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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