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신사업으로 ‘AI·빅데이터’ 찍었다…5년간 27개 추가

시간 입력 2024-08-05 07:00:00 시간 수정 2024-08-02 17: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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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추가한 29개 사업 중 27개가 AI·빅데이터 관련
카드사, 풍부한 소비 데이터 확보…관련 사업 개발 속도

국내 카드사 6곳이 최근 5년간 신규로 추가한 신사업 29개 중 27개가 AI/빅데이터와 관련한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경우 고객과 가맹점 등을 통해 소비 데이터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 관련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500대기업 중 2018년 이후 5년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31곳의 사업목적 추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6개 카드사(신한·현대·삼성·롯데·우리·하나카드)가 5년간 신규로 추가한 신사업은 총 29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추가한 신규사업을 목적별로 분류한 결과, 업계는 특히 데이터 관련 사업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가 5년간 추가한 29개의 신사업 중 27개가 모두 AI/빅데이터와 관련한 신사업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중 데이터 사업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신규 추가한 신사업만 9개에 달했는데, 이 중 100%가 모두 AI/빅데이터와 관련된 사업이었다.

신한카드는 최근 5년 동안 △투자자문업 △본인신용정보관리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본인확인업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업 △데이터 전문기관업 등 6가지의 데이터 관련 사업을 신규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사 중 최초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월 신한카드는 카드사 중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해외주식 소액투자서비스’에 한정해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았다. 향후 신한카드는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해외주식을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자문과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금융상품자문업’과 ‘투자일임업’, ‘채권추심업’ 등 3가지 사업은 모두 영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신한카드는 당장 사업을 추진한다기보다는, 겸영 가능한 업무중에 당사 정관에 없는 것들을 추후 사업 추진을 대비해 미리 넣어뒀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5개의 데이터 관련 신사업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의 경우 기타로 분류되는 사업 1건까지 5개년간 총 6개의 신규사업을 추가했으며, 롯데카드는 5개 모두 데이터와 관련한 사업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는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무 △대출의 중개 및 주선업무 △광고업 등 3가지의 데이터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현재까지 영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1년 3월 추가한 ‘금융상품자문업무’와 ‘투자자문업무’, 기타 사업으로 분류되는 ‘회원 등을 위한 동호회 조직 및 운영업무’ 등은 현재 미영위 중에 있었다.

롯데카드의 경우 △매출정보 등 가맹점 정보의 신용정보회사 제공업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사업) △금융상품자문업 △대출의 중개 및 주선 업무 등 데이터와 관련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카드 역시 지난 2021년 1월 추가한 ‘투자자문업무’ 사업은 영위하고 있지 않았다.

삼성카드의 경우 AI/빅데이터와 관련한 신사업 4개, 기타 신사업 1개를 추가한 후 현재까지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현재 △본인신용정보관리업 △투자자문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데이터전문기관 등 4가지의 데이터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여기에 미래 성장이 유망하지만, 사업기반이 부족한 신기술 사업자에게 투자하는 ‘신기술사업금융업’까지 모두 영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현대카드는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소비 컨설팅 서비스 ‘현대카드 소비케어’에 활용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대출의 중개 및 주선 업무’ 등을 영위 중에 있었다. 다만 ‘금융상품자문업’의 경우에는 현재 영위하고 있지 않았다.

우리카드의 경우 신규 추가한 사업이 1개에 불과해 타 카드사 대비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리카드가 추가한 신규사업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일환인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우리카드는 해당 사업을 현재 우리WON카드앱 하위 메뉴로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AI/빅데이터와 관련한 사업 중에서도 카드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마이데이터 사업이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현재 마이데이터와 AI를 활용해 △통합자산조회 △자산관리서비스 △지출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을 구축하는 데 들이는 비용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개 카드사의 연간 개발비용은 △2019년 2246억원 △2020년 2804억원 △2021년 3352억원 △2022년 4254억원 △2023년 4496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 1분기 역시 6개 카드사는 개발비에 전년(3906억원) 대비 6.96% 증가한 417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방대하고 정교한 결제데이터와 고객분석 역량, 신용데이터 등으로 고객의 라이프 스테이지에 대한 복합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추가적인 금융정보를 활용하게 될 경우 차별화된 상품이나 정보 제공이 가능한 만큼 카드업계가 마이데이터를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시장에서 카드사 본업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카드사의 경우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상당 수준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이 가능하며, 내부적으로 고객 응대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잇는 분야가 많아 향후에도 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드사가 신규사업을 목적으로 추가한 후 현재 미영위 중인 상품들은 대부분 투자자문과 관련한 사업이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문업은 금융상품 판매사의 경우 자문업을 할 수 없고, 계열사가 판매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하니 사실 카드사로서 운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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