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국회 산자위 보고…“기재부, 송전망 건설 예타 면제”
산단 가동 초기 3GW급 LNG발전소 통해 전기 우선 공급
이후 송전망 확충해 동해안·호남 지역 발전력 적기 공급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조성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핵심 인프라 구축에 탄력을 받게 됐다. 3조7000억원 규모의 송전망 구축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받으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성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전력(한전)은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보고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신속하고 차질 없는 전력 공급을 위해 345kV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신속한 추진이 필요함에 따라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기재부)로부터 관련 사업 예타 면제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19개의 생산 팹과 2개의 연구 팹이 가동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약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시행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연구 팹 3개를 포함해 총 16개의 팹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총 면적만 2100만㎡(약 645만2500평)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부터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세계 최대 규모로 거듭나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선 대규모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이 관건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한 곳에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GW의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문제는 수도권 전력망이 이미 포화 상태여서 대규모 전력 수급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송전선 등 전력 공급 체계가 반도체 생산 설비 구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지은 새 반도체공장을 전혀 가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 초기 산단 내 3GW급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7GW의 전력은 송전망을 확충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은 14개 노선의 345kV 송전선로로, 총 길이만 무려 1153km에 이른다.
세부 노선은 루트1(신강원~신원주·동용인), 루트2(신영주~신중부·신용인), 루트3(신고흥~신임실, 신화순~신광주·신임실, 신해남~신장성~신정읍~신계룡, 군산~북천안, 신임실~신계룡~북천안~신기흥) 등으로 나뉜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36년까지다. 먼저 2027년까지 입지를 선정하고, 2027~2028년께 환경 영향 평가, 2028년 주민 의견 청취 등을 실시한다. 이어 2028~2029년 실시 계획 사업을 승인 받고, 2031년 구간별 공사 착수 등 단계를 거쳐 2036년까지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한전은 “해당 계획은 제10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근거로 마련된 것으로, 향후 입지 선정 과정에서 사업 규모가 변경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향후 사업비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전은 “국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밀집하고 발전원은 지방에 밀집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반도체 산단 내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을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장거리 송전선로를 구축해 동해안과 호남 지역의 발전력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수송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송전망 구축 사업 예타 면제 소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는 반색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서는 반도체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수인 전력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안정적 전력 인프라가 필수적이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요구되는 발전량에 비해 송전망 건설은 지지부진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예타 면제를 받으면서 전력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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