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계연도 매출 1조2645억원…전년比 43%↑
라브4 HEV·ES300h 등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 주효
하이브리드차 기술력·라인업 탄탄…성장 동력 충분해

토요타와 렉서스의 한국법인이 지난해 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일 관계 개선과 하이브리드차 열풍 등에 힘입어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매출은 1조2645억원, 영업이익은 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4%, 3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5% 늘어났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98억원, 이익잉여금은 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8%, 37% 증가했다. 2001년 렉서스코리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세운 실적 신기록이다.

토요타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사진제공=토요타코리아>
한국토요타의 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회계연도(1조1976억원)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한국토요타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인 일명 ‘노 재팬(No Japan)’의 직격탄을 맞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국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회계연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8.2% 감소한 7328억원에 그쳤다.
고난의 행군을 지속하던 한국토요타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부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당시 한·일 관계 해빙 무드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더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증가한 덕에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토요타·렉서스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2만2056대로 전년 대비 59.2% 증가했다. 렉서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대비 78.6% 급증한 1만3561대를 팔며 2019년(1만2241대) 이후 4년 만에 1만대 클럽 재진입에 성공했다.
토요타·렉서스의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난 1만956대를 기록했다.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렉서스 ES300h 등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차의 선전이 주효했다.

렉서스 ES300h.<사진제공=렉서스코리아>
토요타와 렉서스가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한 점도 판매 질주의 비결로 지목된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해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 제공을 목표로 하는 토요타의 ‘멀티 패스웨이(Multi Pathway)’ 전략 하에 5종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했다. 지난해 2월 5세대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6월 16세대 크라운 하이브리드, 7월 4세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9월 4세대 알파드 하이브리드, 12월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를 연이어 투입했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해 6월 렉서스의 첫 전용 전기차 RZ와 완전변경을 거친 5세대 RX를 동시에 선보이며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했다.
업계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열풍을 타고 수입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들어 전기차 대중화 직전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는 ‘캐즘(Chasm)’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수입차 12만5652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5만9522대로 전체의 47.4%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5.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가솔린차(3만1987대·25.5%)·전기차(2만6979대·21.5%)·디젤차(3754대·3%)·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3410대·2.7%)보다 높은 수요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의 대안을 넘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 탄탄한 기술력과 라인업을 보유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성장 동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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