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년 앞둔 5대 은행장, 내부통제 이슈에 ‘연임’ 전망 안갯속

시간 입력 2024-06-18 07:00:00 시간 수정 2024-06-17 17: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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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국민은행장 ‘2+1’ 임기…다른 행장은 모두 초임
홍콩 H지수 ELS 사태·내부통제 문제 등 이슈 산적

국내 주요 은행들의 수장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올해 말 국내 주요 은행들의 수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이들 모두 재무적 성과는 양호하다는 평가이지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내부통제 문제 등 최근 불거진 은행권 이슈로 인해 연임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 모두 만료된다.

이들 은행장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의 수익 증대와 신사업 기반 마련뿐만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 상생금융 등 전 부문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 후 지난해 말 연임해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홍콩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고객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당기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반토막 났다.

다만 최근 홍콩 H지수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ELS 관련 보상 절차도 원활하게 진행되며 2분기 실적 개선의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플랫폼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1240만명을 돌파하는 등 그룹 역점 사업인 디지털 전환도 순항 중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1분기 탈환한 리딩뱅크 지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가 연임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한 후 영업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수익성 증대를 위해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맞춰 책무구조도도 가장 먼저 도입한다. 책무구조도는 CEO를 비롯한 임원에게 담당 업무에 따른 내부통제 책무를 배분해 사건 발생 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영업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승열 행장이 취임한 지난해 하나은행은 순익 기준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취임 직후 현장 영업을 강조하며 선제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린 결과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13.1% 감소한 8432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1799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 ‘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해 중소기업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는 부담이다.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최근 김해 지점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로 인해 내부통제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 들어서만 3건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이석용 행장 임기 중 발생한 사고는 2건으로 그 액수만 총 160억원에 달한다.

임기 내 농협중앙회장이 교체된 점도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후 발표한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 방안’에는 중대 사고와 관련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마련하면서 은행들은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승계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오는 9월부터 새 은행장 선임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모범관행에 따라 승계절차 시점이 명확해진 만큼, 남은 3개월의 성과가 각 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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