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글로벌 HVAC 시장 공략 박차…“AI 시대 차세대 먹거리”

시간 입력 2024-06-16 07:00:00 시간 수정 2024-06-14 14: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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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감축·AI 데이터센터 증가로 냉난방공조 시스템 중요성 부각
LG전자, 전 세계에 HVAC 아카데미 개설…각지 사업 접점 확대
삼성전자, 미국 레녹스와 합작법인 계약 체결…북미 시장 공략 속도

LG전자 미국 보스턴 HVAC 아카데미. <사진제공=LG전자>

국내 양대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냉난방공조 시장은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흐름과 더불어 최근 전력 효율과 열관리가 핵심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와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냉난방 시스템, 고효율 칠러 등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글로벌 HVAC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아카데미에서는 산업·상업 공간 용도에 따라 HVAC 솔루션을 설계하는 특화된 엔지니어링 기술이나, 실제 공급한 조달 사례의 전파 교육 등도 진행한다. LG전자는 올해 약 3만7000명이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각지의 아카데미는 LG전자의 HVAC 사업 거점으로 활용된다. 설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포럼이나, HVAC 고객사 및 대형 건물의 공조 설계를 담당하는 컨설턴트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현지 핵심 관계자들과 접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아카데미 수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 보스턴, 대만 타이베이, 인도 첸나이, 콜키타 등에 HVAC 아카데미를 신설했으며 연말에는 프랑스 리옹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최근 LG전자가 강화하고 있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023 미래비전’을 발표하며 B2B 사업 부문의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고,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아시아, 북미 등 다양한 지역을 두루 공략하며 역량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냉난방공조 컨설턴트를 초청해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을 개최했다. 글로벌 냉난방공조 컨설턴트를 초청해 기술력을 선보이고 업계 트렌드를 제시하는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아시아 컨설턴트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 현지에 구축되는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에 칠러를 활용한 5만 냉동톤(RT) 규모의 냉각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공항, 쇼핑몰,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에 주로 쓰인다. LG전자에 따르면, 칠러는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에 참가해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한 홈 IoT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노스 아메키카’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해 하반기 출범할 예정이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상업용 분야 전문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레녹스를 통해 북미 지역 가정용·상업용 유통망을 확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트너십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냉난방공조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개별 공조 제품에는 기기간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와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적용된다.

이처럼 양사가 냉난방공조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탄소 배출 감축 등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냉난방 기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AI 산업의 발달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냉난방공조 시스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규모는 584억달러(약 80조원)로 추정된다. 오는 2028년에는 610억달러(약 84조원)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10만대 이상을 가동하는 전력 소모도 크지만, 서버에서 발생되는 열을 식히는 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의 50%가 냉각용 전력에 사용돼 전력 효율화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AI 시대의 최종 주도권은 열 관리 업체가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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