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2017년 이후 지속 감소…트래블카드 인기에 반등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필두로 발급수·점유율 다 챙겼다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를 필두로 체크카드 시장을 흔들고 있다. 간편결제 및 후불결제 시장이 성장하며 카드사의 체크카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1년새 체크카드 발급수가 88만장 가량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또한 트래블로그 출시 이후 50% 이상을 홀로 독점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말 체크카드 발급수는 6130만2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123만3000장) 대비 6만9000장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7개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2016년 6788만5000장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6741만9000장 △2018년 6656만4000장 △2019년 6603만6000장 △2020년 6574만9000장 △2021년 6265만4000장 △2022년 6127만장 △2023년 6125만4000장 등으로 내리막을 지속했다.
이처럼 그간 내리막을 걸어오던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올 1분기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해외여행 특화 카드 출시 경쟁이 거세지며 체크카드 시장도 다시금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특화 카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트래블카드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리며 “트래블카드 대부분은 체크카드로, 트래블카드의 인기가 체크카드 발급량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트래블카드의 인기는 하나카드를 선두로 이어졌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하나금융의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인 ‘트래블로그’ 론칭과 함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트래블로그는 출시 11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서비스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더니 같은 해 8월 200만명, 11월에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300만 달성 97일 만인 올 2월 서비스 가입자 수 400만명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올 5월 말께는 가입자 수 500만명, 누적 환전액은 1조9000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올 7월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 2종도 출시하며 흥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트래블로그의 인기에 따라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1년새 88만장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말 체크카드 발급수는 1203만4000장으로, 전년 동기(1115만5000장)보다 87만9000장 증가했다. 이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밖에 △현대카드 52만장(전년 대비 19만8000장 증가) △신한카드 2065만7000장(5만8000장 증가) △삼성카드 47만4000장(8만2000장 감소) △롯데카드 42만5000장(8만8000장 감소) △우리카드 1016만4000장(28만4000장 감소) △KB국민카드 1702만8000장(61만2000장 감소) 등 대부분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하나카드의 경우 트래블로그를 통한 체크카드 발급량 증가 효과뿐만 아니라 점유율 제고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트래블카드의 주요 무대인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전체의 50%를 홀로 독식하고 있었다.
올 4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52.98%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2.56%)보다 20.42%p(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트래블로그가 출시하기 이전인 2022년 4월 말(22.13%)과 비교하면 30.85%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1분기 체크카드 발급수 증가에는 트래블로그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 직전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발급이 급한 손님을 위해 하나은행 영업점을 통해 신청 즉시 발급가능한 인프라 구축, 외화 하나머니 한도 상향 및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등 손님께 필요한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인 점이 특히 주효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래블로그 출시 이후 수수료 무료와 같은 혜택적인 부분은 물론 손님 편의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해외여행 시 데이터 환경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심플모드’ 서비스 제공 등 앞으로도 손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에게 체크카드 이용 고객은 곧 잠재 고객으로도 인식된다. 이처럼 금융업 전반적으로 미래 고객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하나카드가 체크카드 강자로 올라선 것이 미래의 고객 확보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업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적으로 미래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며 “체크카드는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 젊은 세대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어 체크카드 발급량 감소는 곧 잠재 고객군 감소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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