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할부금융 취급액 1.07조…1년새 41%↑
국민카드, 신한카드 제치고 1위로…취급액 129%↑
카드사, 채권 시장 안정화에 할부금융 취급 늘린다

카드사가 고금리 여파에 따라 취급을 줄이던 할부금융 사업에 다시 한 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채권 시장 안정화로 카드사들의 할부금융 취급 여력이 확보된 것은 물론, 카드사의 할부금융 업력이 늘어나며 리스크 관리 능력이 성장한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국민카드가 수익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할부금융을 택하며 할부금융 취급액 역시 1년새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경우 신용판매 부진에 따라 수익 다각화 전략 중 하나인 할부금융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할부금융의 경우 저마진 상품인 만큼 취급액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총 취급액은 1조6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546억원)보다 41.43%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취급 규모가 큰 폭 늘어나며 취급액 부문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3305억원으로, 전년(1442억원)보다 129.20% 증가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차 할부를 포함한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을 위해 금리 경쟁력을 강화함에 따라 할부금융 취급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이 3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976억원)보다 9.31% 증가한 금액이다. 그간 취급액 부문서 1위를 지키던 신한카드는 올 1분기 들어 KB국민카드와 50억원 가량 차이를 보이며 2위로 물러서게 됐다.
이밖에 △롯데카드 1619억원(전년 대비 128.03% 증가) △우리카드 1148억원(655.26% 증가) △하나카드 1141억원(45.25% 감소) △삼성카드 206억원(13.19% 증가) 등의 순으로 할부금융 취급액 규모가 컸다.

카드업계의 경우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에서 부진이 지속되자 할부금융 취급을 늘려왔다. 하지만 고금리에 따라 조달금리가 크게 오르자 할부금융 사업 역시 줄어든 바 있다.
카드사의 경우 주로 3년 이상의 장기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는데,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상에 따라 단기차입금 비중을 늘렸다. 이처럼 자금조달 구조가 단기화된 상황에서 상품을 장기로 운용하는 할부금융 취급액이 늘어나게 될 경우 잦은 차환 발행에 따라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높다. 따라서 카드사들 또한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호흡이 긴 할부금융 상품 취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체율 상승 위험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우 장기에 걸쳐 분할 상환이 이뤄지는 상품인데,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수익성 증대보다는 건전성 관리와 내실성장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꾀하며 할부금융 취급액 역시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분기 1조4997억원에 달하던 6개 카드사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이듬해인 2023년 1분기 7546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채권 시장 안정화로 카드사들의 할부금융 취급 여력이 생기며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켜게 됐다. 올 1분기 6개 카드사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672억원으로, 다시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할부금융 상품의 경우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저마진 상품인 만큼 취급액 규모가 곧 수익을 내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 역시 취급액을 늘리며 수익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판매 사업에서 수익이 어려운 카드사들이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을 내고자 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할부금융 취급액을 늘리는 것은 수익 다각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부금융의 경우 저마진 상품이기 때문에 취급액을 늘려야 수익이 많이 늘어나게 된다”며 “또 카드사의 할부금융 업력이 늘어나면서 우량 차주들을 선별하고 리스크를 관리 능력도 늘어난 만큼 자신있게 추진하는 점도 취급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 시장 안정화로 카드사들의 할부금융 취급 여력이 생기게 됐다”며 “여기에 타 금융 대비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 확보가 가능한 신차 할부금융 시장에 카드사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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