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수익 뒷걸음에도 은행 유가증권 규모 23조원↑…하나은행만 ‘흑자’

시간 입력 2024-06-11 07:00:00 시간 수정 2024-06-10 17: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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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유가증권 영업규모 438.5조원, 전년 1분기 대비 5.5% 성장
운용손익은 1.3조 급감한 2.3조원…“자산운용 역량 겅화 나서”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늘었음에도 운용손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보유한 채권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각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의 유가증권 영업규모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438조5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15조2340억원보다 5.6%(23조3332억원)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유가증권 영업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11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8조7543억원) 늘었다.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이 93조7228억원, 20조8772억원으로 각각 7.4%, 12.1%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106조848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3조4488억원으로 6.2%(6조6001억원) 늘었다. 은행계정이 91조9448억원으로 8.0% 늘었고, 신탁계정은 21조5040억원으로 소폭(0.9%) 줄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유가증권 영업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121조6458억원, 88조8726억원으로 각각 4.3%(5조154억원), 3.4%(2조963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은행계정 유가증권은 97조6409억원으로 9,5% 증가한 반면, 신탁계정 유가증권은 24조49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은행계정(79조9000억원)과 신탁계정(11조9726억원)이 각각 3.6%, 2.7% 증가했다.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영업규모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4대 은행의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지난해 1분기 3조63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3111억원으로 36.4%(1조3206억원) 급감했다.

국민은행의 운용손익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319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신탁계정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2739억원에서 -7966억원으로 적자전환한 결과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7591억원)과 우리은행(6943억원) 역시 각각 9.2%, 11.9% 감소한 유가증권 운용손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 8764억원에서 올해 1분기 9745억원으로 11.2%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부진한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갔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채권 평가손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2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3.15%에서 올해 1분기 말 3.32%로 0.1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증권 운용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익 다각화를 꾀해 높은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자산운용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유가증권뿐만 아니라 파생, 외환 등 비이자이익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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