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의 시중은행 ‘iM뱅크’ 출범, 뚜렷한 한계에도 기대 갖는 이유

시간 입력 2024-06-05 17:56:48 시간 수정 2024-06-05 17: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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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등 경상, 수도권 외 전국서 영업 가능…고객 추가 유치 가능성↑
5대 시중은행과 차별성 ‘과제’, ‘뉴 하이브리드 뱅크’로 경쟁력 확보
관계형 금융, 중신용자 포용 등 지방은행 장점 살려 시장 안착 추진

DGB대구은행이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시중은행으로서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32년 만에 탄생한 시중은행이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M뱅크는 1967년 창립 이후 대구·경북 지역만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지방은행 탈피’라는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데다 아직은 주요 5대 시중은행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은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채 완성하지 못한 ‘은행권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잇따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이날 오후 대구광역시 수성구 소재 대구은행 제1본점에서 ‘그룹 NEW CI(로고) 선포식 및 은행 사명 변경에 따른 간판 제막식’을 개최하고 DGB대구은행의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하고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새롭게 수립한 미래 비전을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27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변경에 대한 정관 개정을 결의한 데 따라 진행된 것으로 브랜드 정립을 통해 전국 단위 시중은행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각인되기 위한 행보다. 다만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iM뱅크와 함께 변경 이전 상표인 대구은행을 병기하며 지난 57년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목표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행장은 “국내 최초 지방은행에서 32년 만의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탈바꿈하며 지방 중심 영업을 넘어 전국구에서 날개를 펼치기 위한 브랜딩에 주력할 예정인 만큼 iM뱅크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새 시대에 부응하는 획기적인 금융서비스로 전국의 고객을 맞이하겠다”며 “iM뱅크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더 두터운 금융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이 iM뱅크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 <사진=iM뱅크>

◆ 영업 구역 전국으로 확대된 iM뱅크, 대구·경북 외 안착 ‘관건’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공식적인 행보를 내디딘 데 따라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은 영업 구역이 전국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전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 외 수도권과 경남도권에서만 영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충청, 강원, 호남(전라), 제주 지역에도 점포 개설이 가능해졌다.

지역이 제한된 지방은행의 영업 방식에서 기존에 진출할 수 없었던 지역까지 점포 개설 및 영업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고객 추가 유치로 인한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iM뱅크의 점포 수는 총 201곳(대구·경북 179곳, 수도권 등 역외지역 19곳, 해외 3곳)이다. 문제는 기존 점포가 모두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만큼 기존 주요 영업 구역 외 지역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로 손꼽힌다.

이에 iM뱅크는 올 2분기 내 1개, 3분기 중 2개, 4분기 중 2개 등 연내 총 5개 점포의 신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내년 1분기 중 1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방침이다. 이를 포함해 향후 3년간 14개의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전국 영업망 구축을 위한 첫 거점 점포로는 강원도 원주지역을 선택했다. 원주는 대구·경북 및 수도권과 인접해 거점 지역으로서의 입지로 적합한 것은 물론 지방은행이 소재하지 않았다는 강점 덕에 iM뱅크가 경쟁력을 펼치기에 유리하다.

다만 점포 수를 급격하게 늘리기보다는 변화된 금융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금융을 확대하고 전국 거점 점포와 기업영업지점장(PRM) 제도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비대면 채널(앱) 고도화, 외부 플랫폼과 제휴 확대 등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여 낮은 금리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M뱅크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존재의 기반이었던 대구·경북 지역 고객을 소홀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이에 iM뱅크 측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영업을 확대함에 따라 대구·경북권에서의 여신 비중은 감소할 수 있겠지만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서 대구·경북권의 여신공급 규모는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아울러 수도권 영업을 통해 이익 창출 능력이 제고되고 그간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지역 소재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 5대 시중은행 과점 체계 속 직접적 경쟁은 어려워…‘관계형 금융’으로 돌파

iM뱅크의 또 다른 과제는 현재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과점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은행 산업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무 및 수익성 부분에서 5대 시중은행 대비 한참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것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한계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2조8184억원이다. 반면 iM뱅크의 순익은 363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순익을 보였던 하나은행(3조4766억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3549억원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100억원이 채 안 되는 규모에서 앞설 뿐이다.

지난해 말 기준 iM뱅크의 총자산은 78조원이다. 500조 규모를 넘어선 주요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iM뱅크는 향후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고려해 자산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으로 DGB금융지주로부터의 증자를 통해 5년간 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DGB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4000억원) 및 회사채(2000억원) 발행, 유보이익 등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iM뱅크는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라는 비전을 통해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둘 방침이다.

iM뱅크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를 내세우고자 한다”며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브랜드 위상 강화 등 은행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관계형 금융’ 등 지방은행의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시중은행으로 안착을 도모할 계획이다. 그간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와 영업 구역 확대에 걸맞은 리스크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중신용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또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과 조달 비용 절감 효과, 자체 비대면 채널 및 외부 플랫폼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활용해 낮은 금리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경쟁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원을 활용해 중·저신용자가 은행권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포용금융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iM뱅크 측은 “시중은행 전환을 기념해 대고객 감사제 ‘iM뱅크 리본 페스티벌(Re-Born Festival)’마케팅을 실시하며 전국의 고객들에게 iM뱅크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최고 연20% 금리를 제공하는 ‘진심이지 적금’ 등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비롯해 △은행권 최저금리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대안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대출 △가계 비대면 신용대출 금리감면 △GLN해외간편결제 관련 수수료 전액 면제 △적립식 펀드 이벤트 등이 예정 중”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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