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 마련
17조원 규모 반도체 금융 지원 대책 신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속히 조성”
“보조금 직접 지급 없어” 기존 입장 고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주제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주요국이 ‘미래 산업의 쌀’인 반도체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26조원 규모의 K-반도체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주제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달 9일 1차 회의 후 14일 만이다.
이날 공개된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은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국가 총력전이 전개되는 분야다”며 “금융·인프라·연구개발(R&D)는 물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KDB산업은행(산은)에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공장 신축, 라인 증설과 같은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다 보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산은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런 어려움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반도체 업체에 대한 세액 공제와 관련해서는 “R&D와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환급해주는 것은 보조금이나 다를 바 없다”며 “올해 일몰되는 세액 공제를 연장해 기업이 R&D와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고수한 것이다.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조속히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 보조금이고, 문제 대응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기, 용수, 도로 같은 인프라는 정부와 공공 부문이 책임지고, 빠른 속도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이고 품질이 좋은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며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국가 전력망 특별법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의 협의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 2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키로 했다. 또 클러스터 착공에 드는 기간을 기존 7년에서 절반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사전 절차 간소화, 관계기관 비용 분담 등을 통해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국도 45호선 확장과 용수·전력 공급 문제도 적극 해결할 예정이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1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기업 감세나 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 중 70% 이상은 중소·중견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세제 지원으로 기업에 투자가 확대되면 기업은 수익이 늘고 국민은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누리게 된다”며 “세액 공제를 해준다고 해서 세수 결손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세수도 더 확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가 민생이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일 모두가 국민을 위한 것이다”며 “각 부처 장관은 여야 가리지 않고 국회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서 설명하고 협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패는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가려진다”며 “산업부는 관계부처, 기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세계 각국은 반도체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며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직접 뛰어서 해결할 테니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한 여러분은 우리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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