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대 14만1400원·아시아나 11만4100원
싱가포르 항공유 9단계 적용…올해 들어 첫 내림세
항공권 가격 부담 완화…해외여행 증가세 유지 전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소폭 내린다. 고유가 장기화 여파에 따른 항공유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한 것으로, 올해 들어 첫 요금 인하 조치다.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 해외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의 항공권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6월 한국 출발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1만8200원~14만1400원, 아시아나항공 2만600원~11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5월 대한항공 2만1000원~16만1000원, 아시아나항공 2만3000원~12만5800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최대 3만5200원 인하된 요금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항공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MOPS)의 현물 시장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MOPS 갤런(1갤런=3.785L)당 평균 가격이 150센트 이상일 때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그 이하면 받지 않는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MOPS를 기준으로 총 33단계로 나뉘는데, 6월에는 5월보다 한 단계 낮은 9단계가 적용된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9단계 범위에 해당하는 232.89센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올해 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2만1000원~16만1000원으로 책정한 이후 5월까지 4개월 연속 동결했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하향 조정한 건 최근 MOPS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세계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40.83센트로 전월 대비 6.5% 내려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유가가 유지되면서 항공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줄었고,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크게 내렸다기보다는 박스권 안에서 조정된 것으로,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국제선과 달리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동결된다. 6월 편도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5월과 같은 1만2100원을 적용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권 가격 부담이 줄어든 만큼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는 2984만805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4월 3111만4639명과 비교해도 95.9%를 이미 회복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권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해외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유류비 지출 등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익성 방어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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