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9곳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식 개선 시급”

시간 입력 2024-05-13 14:53:21 시간 수정 2024-05-13 14: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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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국민연금 주총 의결권 행사 관련 기업 의견’ 조사
기업 87.2% “국민연금, 의결권 직접 행사 말고 위탁해야”
주주권 행사 활동 ‘부정적’ 57.1%…주주 가치 제고 미흡

서울 여의도 FKI타워. <사진=연합뉴스>

기업 10곳 중 9곳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식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배당 정책 개입, 지배구조 간섭 등 국민연금의 직접적인 주주권 행사 활동 또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절반을 넘겼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연금의 주주 총회(주총) 의결권 행사 관련 기업 의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87.2%는 국민연금이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에 의결권을 위탁하거나 중립적인 방식으로 행사해줄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40.4%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위탁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연금이 찬반 의결권만 행사하고 그 외 주주권 행사 활동은 제한할 것을 제안한 기업도 35.9%나 됐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새도우보팅(주총 안건 투표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의결 정족수만 채우는 기능) 방식으로 행사할 것을 요구하는 기업도 10.9%였다.

반면 국민연금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은 12.8%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활동 전반에 대해 응답 기업의 57.1%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국민연금의 영향력이나 요구 사항에 비해 주주 가치 제고 효과가 미흡하다’는 답변이 36.5%로, 가장 많았다.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이나 대기업 견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9.7%나 됐다.

주총을 앞둔 기업들이 가장 큰 압박을 받는 대상은 소액 주주 연대(35.6%)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23.3%를 기록해 두 번째로 높았고, △국내 기관 투자자(19.3%) △개인 주주(9.6%) △해외 기관 투자자(6.8%)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2곳 중 1곳은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응답했다. 국내 기관 투자자(21.4%) 및 소액 주주 연대(21.4%)의 영향도 크다고 느꼈다.

이와 달리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소액 주주 연대(39.0%) △국내 기관 투자자(18.6%) △국민연금(16.9%) 순으로 나타나,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 기업들이 가장 중시한 안건은 이사·감사 선임 혹은 해임(35.5%)이었다. 이어 △재무제표 승인(23.0%) △정관 변경 승인(16.4%) △임원 보수 한도 승인(12.5%) 순이었다.

국민연금 역시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나 임원 보수의 적정성 등에 관심이 많았다. 통상적으로 국민연금은 주총을 앞두고 기업을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사전 정보를 수집한다. 올해 국민연금의 주요 요청 사항은 △이사·감사·감사위원·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정보(15.0%) △임원 보수 한도 적정성에 대한 자료·설명(10.9%) △배당 계획 관련 자료나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4.7%) 등이었다.

한편 기업들은 정족수 부족으로 주총이 무산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제도 폐지(35.9%)’, ‘주총 결의 요건 완화(8.3%)’ 등의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법, 상법 등에 산재된 각종 공시 사항의 내용·절차 간소화(27.6%)’가 많이 꼽혔다.

대기업의 경우 ‘공시 절차 간소화(31.8%)’를 최우선 제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주총 부결을 초래하기 쉬운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폐지(37.3%)’를 가장 선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현재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가 법·제도적으로 주주 대표 소송이나 손해 배상 소송까지 가능할 정도로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며 “국민과 기업의 신뢰를 받는 공적 기금으로서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의 전문성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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