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연봉 대명사는 옛말?…주요 증권사, 감원·성과급 줄며 인건비 지출 감소

시간 입력 2023-12-01 12:00:00 시간 수정 2023-11-30 16:47:5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전체 61개 증권사 급여액 3.9조…전년도 4조원보다 감소해
상위 10개 증권사 중에서도 한투·메리츠·하나증권 등 5개사 급여 줄어
부동산PF 실적감소로 성과급 다이어트·감원 지속되며 인건비 하락

시장 불확실성으로 증권사들이 성과급을 대폭 줄인데다, 인력 감축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고연봉 직장의 대명사인 증권사들의 인건비 지출 증가세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임직원 급여 지출액을 공시한 61개 증권사의 총 급여액은 3조9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728억원보다 약 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KB‧NH투자‧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대신증권) 중 절반(5곳, 한국투자‧메리츠‧하나‧키움‧대신증권)의 급여 지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 증권사의 ‘감원’ 여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 임직원 급여로 2941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혀 전년 동기 3391억원보다 13.3% 줄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3579억원에서 2515억원으로 29.7%이나 급여가 줄었다.

하나증권은 2235억원에서 1692억원으로 감소(24.3%↓)했고, 키움증권은 839억원에서 828억원으로, 대신증권은 884억원에서 814억원으로 각각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급여지출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올해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증시가 악화됨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성과급 잔치’를 문제 삼으며 과도한 성과급 지급 관행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영향을 줬다.

앞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증권·키움증권·KB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이 지난 4년간 PF대출 담당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8510억원에 달했다.

이 의원은 “부동산PF 사업이 부실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연성과급은 단기실적에 매몰되지 않도록 위험이 큰 금융투자업무 종사자의 성과급 지급을 나눠서 하는 제도이므로 부동산PF 부실에 따라 책임있는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환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몸집 줄이기’가 지속되면서 임직원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올 3분기 10개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9개사는 모두 전년 동기보다 임직원수가 줄었다.

다만 2년 전인 2021년도 증시가 예년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았던 만큼, 그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상 성과급 등의 급여는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2021년도 실적이 반영된 전년 급여와, 지난해 실적이 반영된 올해 급여만 보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증권사의 감원과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PF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분위기가 낙관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인력 충원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