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카드사 10개 법인 순익 254억…전년比 22%↓
경기 악화에 금융업 성장 둔화…해외법인 성적 ‘뚝’
우리카드, 유일하게 실적 개선…인니 법인 효자 등극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악화되며 카드사의 해외법인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카드의 경우 인도네시아 법인의 성장에 따라 해외 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카드)가 운영하고 있는 10개 해외법인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253억62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324억6000만원) 대비 21.83%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법인으로 200억원대의 순익을 냈던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순익은 나란히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순익은 각각 27.46% 감소한 157억4500만원, 39.61% 감소한 121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의 경우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전년 대비 순익이 늘었다.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의 3분기 순익은 전년(25억6300만원) 대비 151.23% 오른 64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26.09% 오른 41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효자 역할을 하던 베트남 법인의 순익이 올 들어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홀로 1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내던 베트남 법인은 3분기 베트남 경기가 크게 악화되며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3분기 순익은 59억35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65억6100만원) 대비 64.16% 감소한 수준이다.
미얀마 법인 역시 지난 2021년 2월 발발한 군부 쿠데타의 여파로 미얀마 정치, 경제상황이 악화되며 적자폭을 키웠다. 미얀마 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순손실은 8억1900만원으로, 지난해 7억4200만원 대비 적자가 심화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얀마의 경우 지난 2020년까지는 호조세를 보였으나, 2021년부터 미얀마 현지 정치사회적인 상황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영업 가능 지역에서 현지 정세를 지속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의 경우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수출 둔화, 부동산 경기침체로 전망이 밝지 않아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디”며 “신한카드는 현 베트남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대출 기준을 정교화하고, 적정한도를 운영하는 등 우량 자산 위주 영업과 리스크 관리 등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며 탄력적인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은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특히 캄보디아 법인 ‘KB Daehan Specialized Bank(KB대한특수은행)’과 태국 법인 ‘KB J Capital(KB제이캐피탈)’의 순익이 큰 폭 떨어졌다. 먼저 KB대한특수은행의 경우 올 3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78억8000만원) 대비 42.33% 줄어든 45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KB제이캐피탈은 39.97% 줄어든 17억56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캄보디아 법인 ‘i-Finance Leasing Plc(아이파이낸스리싱)’ 역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파이낸스리싱의 3분기 순손실은 23억7400만원으로, 올해 상반기(18억7800만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다만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중 순익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PT. KB Finansia Multi Finance(PT파이낸스)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냈다. 인도네시아 법인 PT파이낸스의 올 3분기 순익은 81억82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92억4800만원) 대비 11.53% 감소한 수준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캄보디아 법인은 경제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기가 침체로 인해 성장성이 둔화됐으며, 선제적 리스크 차원에서 선별적 영업 추진 중에 있다”면서 “또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플레이션으로 고객 실질 소득이 감소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해외법인 시장상황에 맞춰 자산 건전성 관리 집중, 수익 다각화 등을 진행하겠다”며 “내실성장 및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 ‘LOTTE FINANCE VIETNAM(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올 3분기 87억35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9억3500만원의 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해외법인 실적이 역성장 한 데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인해 금융업 시장 전체의 성장성까지 둔화되며 카드사의 해외법인 역시 실적이 악화된 경향이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우리카드의 경우 유일하게 전년 대비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됐다. 현재 우리카드는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이 큰 폭 올랐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법인 ‘TUTU Finance-WCI Myanmar Co., Ltd(투투파이낸스미얀마)’의 3분기 실적은 17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억600만원) 대비 58.86%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인니 법인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의 경우 752.37% 급증한 44억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적의 경우 인수 이후 9월 한 달치만 순익에 반영됐으나, 올해는 1월부터 9월까지의 순익이 모두 반영되며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우리카드의 설명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 인수 후 취급액 및 대출자산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성장했다”며 “다만 지난해 9월 말 기준은 1개월의 손익이 반영됐으며, 올해는 9개월이 반영되며 상승폭이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얀마 법인은 건전성 관리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또 인도네시아 법인은 사업 확장 및 고객 마케팅 강화 등 손익을 증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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