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동안 비은행 강화, 실적 대폭 끌어올리며 66.5% 성장
“디지털 회사이자 데이터 회사로 도약, 글로벌 시장서 활약할 것”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만료 2개월여를 앞두고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 시중은행 전환에 돌입한 대구은행이 디지털로 승부수를 보겠다고 한 만큼 김 회장의 행보는 대구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 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차례로 인수해 종합금융그룹 퍼즐을 완성하고 DGB금융의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김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그간의 성과를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룰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회장은 1954년생으로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3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8년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김 회장은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입지적 인물로 꼽힌다.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강화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내세운 김 회장은 하이투자증권과 하이투자자산운용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에 따라 지방금융지주 중 은행, 증권,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사를 확보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성공했다.
비은행 강화에 힘입어 재임 기간 동안 DGB금융 실적도 대폭 끌어올렸다. 취임 전인 2017년 3022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은 2021년 5031억원으로 66.5%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12월 임기 종료를 앞둔 김 회장은 최근 DGB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 회장은 지난 16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글로벌 IT기업인 FPT 소프트웨어와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DGB금융은 협약을 통해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고 금융 부문에서 IT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한다.
그룹 차원에서 해외 기업과 협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대상이 IT기업이라는 점에서 DGB금융은 글로벌 신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
김 회장은 “FPT와 협력해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디지털 회사이자 데이터 회사로 도약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시중은행 전환에 돌입한 대구은행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올 7월 연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선 대구은행에 대해 “세부사항은 대구은행장이 발표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전환 포인트로 ‘디지털’을 내세웠다.
실제 김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에 앞서 대구은행 모바일 플랫폼 ‘iM뱅크’를 활용한 ‘iM금융지주’ 상표 특허를 출원해 그룹 정체성 재정립에 나선 바 있다. 5대 은행 체제가 견고하고 영업력과 브랜드 이미지 등 체급 차이가 큰 만큼 디지털과 옴니채널로 시중은행으로서 새 입지를 세워가겠다는 김 회장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연내 시중은행 전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김 회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그룹의 디지털 전략 연계성을 높이고 디지털 핵심 사업 의제를 논의하는 등 디지털 전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주력할 전망이다.
한편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연말까지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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