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임원진 40% 교체…40·50대 17명 선임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새 수장으로 거론
태영‧대보건설, 임기 1년 채우기 전에 사장 교체
국내 건설업계에 인사 칼바람이 불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이 임원은 물론 사장까지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부진, 부실시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각종 대내외 악재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예년보다 한 달 앞서 40·50대로 구성된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들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5명 내외가 상무로 승진해온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다. 여기에 조직 개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GS건설은 그동안 6개 부문, 9개 본부 체제로 분리돼 있던 사업조직과 수행조직을 통합해 10개 본부로 재편했다.
이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자이’ 브랜드 신뢰성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조치로 보인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기업 이미지 훼손과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하면서 재시공 비용 5500억원을 결산손실로 반영, 상반기 255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부실시공 등을 이유로 서울시와 함께 이례적으로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상태다.
GS건설은 임원진에 이어 조만간 수장까지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10년차인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가 새 수장자리에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임 부회장은 국내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다. 2013년 GS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며 4연임에 성공, 10년 동안 회사의 CEO 자리를 지켜왔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얼마 후면 대표이사를 그만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GS건설의 새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허 대표는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2019년 GS건설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부터는 신사업 부문과 연구개발 부서를 총괄하는 미래혁신대표를 맡고 있다. 허 대표가 새 수장자리에 오르면 GS건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무리하고,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중견 건설사도 회사를 이끌던 수장에 변화가 생기며 경영체제를 재정비하는 모양새다. 태영건설의 경우, 우철식 사장이 선임 9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우 사장은 1985년 태영건설 토목본부에 입사해 올해 1월 말 사장으로 승진한 뒤 회사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태영건설이 추진하는 PF 사업의 부실 논란이 계속되자 우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태영건설은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악성 루머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추진 중인 사업과 경영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면서 “우 사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보건설도 이달 초 권오철 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10개월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회사는 권 대표가 30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의 경우, 부실시공과 관련해 임병용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허윤홍 미래혁신대표가 CEO를 맡게 되면 GS건설은 총수 일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대교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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