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캐피탈사 연체율 1.56%…전년比 0.83%p↑
부동산 PF 부실 확대에 연체율도 ‘악화일로’
현대캐피탈 “자동차금융 위주 포트폴리오 주효”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캐피탈사의 조달금리가 오르자 금융상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고객의 상환 여력이 악화되며 연체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캐피탈사가 공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왔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까지 급부상하며 캐피탈사의 연체율에 직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올 2분기 1%대 중반 수준까지 올라섰다. 주요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1%대를 모두 넘어선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경우에는 유일하게 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주요 캐피탈사(현대·KB·신한·하나·우리금융캐피탈)의 올 2분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0.73%) 대비 0.83%p(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특히 연체율 상승폭이 큰 곳은 KB캐피탈이었다. KB캐피탈의 올 2분기 말 연체율은 2.6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13%) 대비 1.5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선 곳은 KB캐피탈이 유일했다.
뒤를 이어 우리금융캐피탈의 연체율도 큰 폭 상승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72%에서 1.23%포인트 오른 1.9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이 0.6%포인트대의 상승폭을 보였다. 하나캐피탈의 경우 0.64%포인트 상승한 1.04%, 신한캐피탈은 0.60%포인트 오른 1.16%로 일제히 1%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빠르게 인상된 기준금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캐피탈업계가 지난 2~3년 동안 공격적으로 진출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부실 문제가 커진 것도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캐피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캐피탈사들의 조달금리가 빠르게 높아졌고, 이는 각종 금융상품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며 “단기간에 고객들의 채무 상환 부담 역시 빠르게 증가했으며, 그 결과가 캐피탈사들의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캐피탈사들의 주력 시장이었던 자동차금융 시장에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무기 삼아 공격적으로 파고들자, 지난 2~3년간 캐피탈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부동산 PF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며 “부동산 호황기 이같은 전략은 고수익으로 이어졌고, 캐피탈사들은 브릿지론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부동산 PF 투자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자 캐피탈사들의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급부상하며 최근 캐피탈사들이 브릿지론과 부동산 PF에 투자한 자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사업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는 실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캐피탈사 연체율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일제히 1%대를 넘어선 가운데, 현대캐피탈만이 올 2분기 0.98%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2분기 0.83%에서 올해 0.15%포인트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주요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0%대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연체율이 개선됐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1분기 연체율은 1.12%에 달했으나, 2분기에는 0.98%로 0.14%포인트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이와 관련 현대캐피탈은 유동성 위기가 오기 전인 작년 8월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로 위기 대응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금융 중심의 우량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PF 리스크 관리가 연체율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의 전체 상품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의 비중은 80%를 상회한다. 이에 반해 현대캐피탈의 부동산 PF 자산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약 3.5% 수준에 그쳤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투자한 PF 사업장은 절대 다수가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공사 역시 거의 모두 1군 건설사들”이라며 “투자한 PF가 거의 다 차환 선순위 대상이어서 안정성 또한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캐피탈은 여신심의위원회를 철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 중”이라며 “리스크 관리와 경영관리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 현대캐피탈 여신심의위원회는 사내외 관계자들이 불필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1차적인 사업 검토부터 최종 심의까지 다양한 위험요인을 독자적으로 검증하고, 이 같은 철저한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만 최종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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