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참전’ XR 대결 본격화…삼성·LG, 미래 가상세계 기술확보 ‘속도’

시간 입력 2023-06-08 17:08:22 시간 수정 2023-06-08 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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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LGD, 마이크로 OLED 기술 개발 나서…XR 시장 공략
LG이노텍, ‘2메탈COF’ 출시…XR 기기 초고화질 구현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제공=애플>

글로벌 빅테크들이 잇따라 미래 시장인 XR(확장현실) 기기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삼성·LG등 국내 부품업계도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의 MR 헤드셋 출시를 기점으로 XR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업체간 XR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6일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XR 단말기 및 부품 업체간 대결이 가시화 되고 있다. 비전 프로는 2014년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이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연 것처럼 비전 프로를 통해 공간 컴퓨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에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손·눈·음성으로 조작이 가능한 새로운 입력 체제를 도입했다. 화면은 우표 크기의 2300만 픽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초고화질을 구현했다. 내부 칩셋으로는 자체 설계한 M2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를 탑재한 R1칩이 적용됐다. 특히 애플은 눈을 한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msec·1/1,000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스트리밍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XR 시장에 본격 참전하면서, XR 기기 상용화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XR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MR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향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인체인(DSCC)에 따르면 지난해 9억4200만달러(약 1조2250억원) 수준이던 XR 기기 시장은 2027년 73억달러(약 9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XR 기기 출시를 예고하면서 빅테크간 XR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협력해 올해 중 새로운 XR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미르 사맛 구글 제품관리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I/O)에서 “XR 분야에서 삼성과 새로운 안드로이드 협업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올해 말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1캠퍼스.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부품 업계도 XR 시장 개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초기 단계에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 OLED 기업인 ‘이매진(eMagin)’을 18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이매진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마이크로 OLED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마이크로 OLED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크기에도 초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XR 기기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매진의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앞세워 XR 시장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앞서 지난해 8월 IMID(국제 정보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에서 “시장 요구에 맞춰 마이크로 OLED를 준비하고 있다”며 “2024년부터 일부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 사장은 이매진 인수와 관련해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이라며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2메탈(Metal)COF’. <사진제공=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XR 시장에 가세한 애플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현재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의 외부 OLED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맥북 등에 디스플레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온 만큼, 애플의 차기 XR 기기 제품의 주요 디스플레이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 LX세미콘 등과 협력하며 마이크로 OLE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X세미콘이 제품을 설계하고, SK하이닉스가 웨이퍼를 가공한 뒤 LG디스플레이가 패널을 증착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VR·AR 전용 0.42인치 마이크로OLED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이노텍도 지난 2월 XR 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판인 ‘2메탈COF’를 선보였다. COF(칩온필름)는 디스플레이와 메인기판(FCB)를 연결하는 얇은 필름 형태의 반도체용 패키징 기판이다. 2메탈COF는 기존 제품 대비 회로 폭을 줄이고, 양면에 회로를 구현해 집적도를 2배가량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전자기기 간 신호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고, 초고화질 구현이 가능해 높은 화소로 고도의 몰입감을 요구하는 XR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이라는 평가다.

LG이노텍 측은 “초고해상도를 지원하기 위해 2016년부터 2메탈COF의 사양을 지속적으로개선했다”며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XR기기 제조사가 많은 북미나 일본을 겨냥한 프로모션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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