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경쟁력 확보 위해 주요 증권사들, 전산 운용비 대부분 늘렸다…키움증권 최대

시간 입력 2023-06-07 17:39:04 시간 수정 2023-06-07 17: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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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주요 증권사 10곳 전산운용비 124억 지출…작년보다 9.7% 늘어
10개사 중 1곳 제외하고 모두 전년보다 늘어…키움증권 240억 ‘최고액 투자’

올 1분기 주요 증권 10개사의 평균 전산 운용비가 12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평균 운영비 대비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10개 주요 증권사 가운데 9개 사가 운용비를 늘린 때문이다.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사가 그만큼 힘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당 비용을 가장 많이 늘린 키움증권의 경우 1개사 지출만 240억 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리테일 수요가 늘어나고 비대면 투자가 일반화됨에 따라 전산사고를 방지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10대 증권사, 올 1분기 평균 전산운용비 작년보다 약 10% 늘려

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메리츠‧KB‧NH투자‧삼성‧키움‧하나‧신한투자‧대신증권) 중 한 곳을 제외한 9개 증권사가 모두 전년 동기보다 전산운용비 지출을 늘렸다.

이들 10곳의 올 1분기 평균 전산운용비는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113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가장 많은 전산운용비를 지출한 곳은 키움증권으로 약 240억원을 쓴 것으로 공시됐다. 이는 전년 동기 216억원보다도 11.1% 늘어난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말 기준 국내주식 리테일 시장점유율이 29.9%에 달할 정도로 리테일 고객 비중이 높고, 특히 ‘영웅문’ 시리즈를 위시한 모바일 트레이딩서비스(MTS)의 이용률이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전산운용에 큰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삼성증권이 223억원, 미래에셋증권이 192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이들 모두 전년 동기 208억원, 169억원보다 각각 7.2%, 13.6%씩 증가했다.

리테일 규모가 크고 MTS 비중이 큰 증권사일수록 전산운용비 지출을 적극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일하게 전년 동기보다 전산운용비가 줄어든 곳은 신한투자증권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1분기 85억원을 전산운용비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89억원보다 4.5% 감소했다.

10개 증권사 중 전산운용비 지출이 가장 적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올 1분기 31억원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역시 전년 동기 28억원보다는 10.7% 늘린 수준이다.

◆늘어나는 전산운용비 지출에도 증권사 전산사고 여전히 빈번

매년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전산운용비 예산을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고질병’으로 불리는 전산사고는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 실질적 대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당국에 접수된 금융 분쟁 조정 접수건 중 금융투자사 관련 민원 처리 건수는 3123건으로, 이 중 전산장애 관련이 2339건으로 74.9%를 차지해 사실상 ‘대부분’이었다.

업종 특성상 전산장애가 일어날 경우 타 금융사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전산 장애로 인해 발생한 증권사의 피해추정 금액은 263억원에 달해 전체 금융권 중 약 76%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조만간 전산사고 방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TF’를 결성, 이르면 이달 중 각 업권별로 전산사고 방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 소비자들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분위기인 반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성 확보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서비스 강화 못지 않게 안전성 강화 역시 증권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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