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 공개…450만원대 ‘진입장벽’ 너무 높아

시간 입력 2023-06-07 10:45:05 시간 수정 2023-06-07 10: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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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손 움직임으로 기기 조작…“공간 컴퓨팅 시대 열 것”
높은 가격, 일반인 VR 진입 걸림돌 지적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제공=애플>

애플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을 지원하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전격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MR 헤드셋이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잇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높은 가격에 따른 진입 장벽을 낮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첫 번째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가격은 3499달러(약 450만원)으로, 내년 초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MR 헤드셋은 2014년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다. 개발 기간에만 총 7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비전 프로가 자사의 모든 혁신적 기술이 집약된 ‘착용형 공감 컴퓨터’라고 지칭했다. PC나 아이폰에서 제공하던 컴퓨팅 기능을 비전 프로를 통해 3차원 공간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이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연 것처럼 비전 프로를 통해 공간 컴퓨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 프로의 가장 큰 외형상 특징은 별도의 컨트롤러가 없다는 점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에 손·눈·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입력 체제를 도입했다. 예컨대 시선을 고정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거나, 손가락 움직임을 통해 화면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착용자에게 사람이 다가가면 기기가 투명하게 전환되는 ‘아이사이트’ 기능을 적용했다.

화면은 우표 크기의 2300만 픽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해 고화질을 구현했다. 내부 칩셋으로는 자체 설계한 M2와 R1 칩을 동시에 장착했다. R1는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애플은 이를 통해 눈을 한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msec·1/1,000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스트리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제공=애플>

애플이 XR 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XR 기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반 대중의 진입 장벽을 낮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약 456만원)부터 시작한다. 대표적인 경쟁사인 메타가 지난 1일 공개한 MR 헤드셋 ‘퀘스트3’(499달러)에 비하면 7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전문가용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1488달러(196만원)에 출시했지만,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현재 999달러로 가격을 대폭 낮춘 상태다.

톰 포트 DA데이비슨 수석애널리스트는 “가격대가 너무 비싸 소비자가 헤드셋을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며 “헤드셋 판매와 수익성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혁신적인 기술과 기존 고객층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플랫폼’을 이끌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애플의 MR 기기 신제품 출시가 시장 흐름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CNN은 “시장의 회의론이 틀렸다고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애플일 것”이라며 “엄청난 고객 기반이 있는 애플의 진입이 헤드셋 업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애플이 XR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타가 애플의 신제품 공개에 나흘 앞서 신제품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올해 초 갤럭시S23 출시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함께 XR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8억달러(약 18조원)에서 연평균 32% 성장해 2026년 약 509억달러(약 66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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