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재탈환한 농협금융, 건전성 지표 후퇴에 리스크관리 필요성 대두

시간 입력 2023-06-07 07:00:04 시간 수정 2023-06-05 17: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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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59% 증가한 9471억원…빅4 금융그룹 재편입
고정이하·무수익여신 증가세 지속
충당금 대거 적립에…하반기도 리스크관리 최우선

NH농협금융그룹이 비은행 계열사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빅4 금융그룹에 재편입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는 못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94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8% 급증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반영 전 순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순익 성장률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22.1% 증가한 하나금융을 제외하고 KB금융(2.5%)과 신한금융(0.2%), 우리금융(8.6%) 등은 모두 한 자릿수 증가폭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농협금융의 호실적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성장한 덕분이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 늘었다.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지가 개선된 데다, 1분기에만 8조9000억원에 달하는 채권 발행을 주관한 덕분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의 1분기 순익은 1146억원, 7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6.5%, 130.0% 급증했다. 올해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이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착시효과’라고도 보고 있으나, 보장성보험으로 체질 개선을 해오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결과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처럼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이어지며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4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농협금융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각종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총여신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19조72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은 1조3080억원으로 43.7% 급증했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30%에서 0.41%로 0.11%포인트 늘었다.

3개월 이상 연체 등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무수익여신 비중도 증가세다. 농협금융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난해 1분기 0.24%에서 올해 1분기 0.34%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에만 935억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농협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932억원으로 전년 동기(767억원)보다 282.5% 증가했다.

또 농협금융은 이달 초 ‘2023년 상반기 리스크관리워크숍’에서도 건전성 관리를 각 계열사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직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데다,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등 취약 부문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한계기업 등 취약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유동성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 하반기 리스크요인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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