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IFRS17 가이드라인 재정립에 현대해상·DB손보 등 자본감소 위기

시간 입력 2023-06-02 17:51:14 시간 수정 2023-06-02 17: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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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관련 조처에 손해보험사 재무제표 조정 불가피
자기자본 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 큰 현대해상 영향 클 듯

금융당국이 보험사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는 신 국제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한 데 따라 손해보험사의 자기자본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큰 보험사 중심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에 따라 보험사 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해 산출기준을 마련했다.

보험사가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하는 IFRS17의 특성상 재무제표 신뢰도 저하 및 비교 가능성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당국이 제시한 IFRS17 계리적 가정의 가이드라인이 이르면 오는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되는 데 따라 각 사 재무제표의 수치 변동은 불가피할 수순이다.

IFRS17 체제에서 각사별로 자의적인 기준을 수립해 발표한 지난 1분기 실적이 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일부 수정되기 때문이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발표된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 산출기준’ 변동에 따라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보험금 증가율 및 손해율 추정의 근간이 되는 경험통계 기간을 최소 5년으로 설정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왜곡 완화에 나선 영향이다.

또 보험금 증가율에 하한을 설정하고 목표손해율에 도달하는 수렴 기간을 15차년도까지 늘리는 등 기존보다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하도록 한 점 역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목표손해율은 영업보험료 대비 보험금(사업비 포함) 비율을 기준으로 100%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 위험보험료가 아닌 영업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는 점 역시 재무제표 변동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이 같은 조처는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객관적‧합리적 근거 없이 낙관적인 가정을 사용했을 경우 장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한 예로 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의 갱신 시 보험료가 과거 경험통계보다 크게 인상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손실계약이 이익계약으로 전환돼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이 크게 산출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가이드라인은 전반적으로 손익보다는 자본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수정소급법 대상 계약(3~4세대 실손) 비중이 크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정가치법 적용 계약(1~2세대 실손)은 보험부채(BEL) 증가와 함께 CSM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가이드라인에 따른 CSM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CSM이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계리적 가정이 변경되면 보험계약부채와 함께 법정준비금도 변동되므로 K-ICS 가용자본은 축소되는 등 지급여력비율 상당 수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손보사의 자기자본 감소 영향은 현대해상이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1분기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조3916억원으로 7조8056억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고려할 경우 비중이 56.3%에 달해 주요 손보사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DB손해보험도 해약환급준비금 규모가 2조1076억원으로 자기자본 7조8437억원 내 비중이 26.9%에 이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가치법 적용대상인 실손 1~2세대의 부채(BEL, CSM) 증가와 자본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자기자본 감소 시 현 K-ICS 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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