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불황’ SK하이닉스, D램에 이어 낸드 점유율도 ‘위태’

시간 입력 2023-06-02 16:39:40 시간 수정 2023-06-02 16: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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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D램 순위 3위로 하락…미국 마이크론에 밀려
낸드 점유율도 하락…WDC 0.1%p 차이로 바짝 추격
DDR5·HBM 차세대 D램 개발 지속, 초격차 기술 박차
낸드 사업 경영 강화…솔리다임과 신규 각자대표이사 선임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추이. <자료=트렌드포스>

SK하이닉스가 지속되는 ‘반도체 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D램 시장에서 9년 만에 3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낸드플래시 점유율 격차도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플래시 전체 매출이 16.1% 감소했다.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1% 늘었지만, 이 기간 동안 평균판매단가(ASP)가 15% 하락하면서 매출이 줄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상위 5개 낸드플래시 공급업체 중 가장 큰 폭의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1분기 자회사 솔리다임을 포함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부문 매출은 13억 2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4.8%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17%였던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15.3%로 줄었다.

이와 관련해 트렌드포스는 “PC 시장 수요 부진으로 SK하이닉스의 주력 매출원인 솔리스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비중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2위인 일본 키옥시아는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벌렸다. 키옥시아의 2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 분기보다 5.9% 감소한 18억5140만달러로, 시장점유율은 21.5%로 2.4%p 상승했다. 4위를 기록한 WDC의 시장 점유율은 15.2%로 SK하이닉스와 불과 0.1%p 차이였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 속에서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23억1200만달러로 전 분기(33억8600만달러)에 비해 31.7%나 감소했다. D램 출하량과 ASP가 15% 이상 하락한 탓이다. 시장 점유율은 27.6%에서 23.9%로 3.7%p 낮아졌다.

마이크론은 상위 3개 D램 공급업체 중 유일하게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매출은 27억 2000만달러로 3.8%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시장 점유율은 23.1%에서 28.2%로 상승했다.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9월 이후로 9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9월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출하량이 줄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2014년 1분기 다시 2위 자리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D램 시장의 지각변동 역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 D램 ASP 급락으로 인해 SK하이닉스가 출하량을 줄인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을 향한 중국의 제재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DR5, HBM3 등 최첨단 D램 개발을 지속하며,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챗GPT’ 열풍으로, AI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H100’에 HBM3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우,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며 경영 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2020년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를 인수했다. 이후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 비중은 2020년 23%에서 지난해 32%까지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도 5위에서 2위로 뛰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악화의 여파로 지난해 순손실이 3조3256억원에 달하며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낸드 기술은 경쟁사를 따라잡았으나 시황 악화 등으로 당분간 어려운 국면이 예상된다”며 “솔리다임과의 개별 역량 통합을 지속하고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 간소화 등을 통해 중복된 비용과 비효율성 제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과 데이비드 딕슨 솔리다임 부문장을 신규 각자 대표이사(Co-CEO)로 선임했다. 딕슨 대표이사는 인텔에서 28년 간 경력을 쌓은 기업용 SSD 전문가다. 최근까지 솔리다임의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며 SSD 개발 전략 수립과 상품 기획을 맡아왔다. 노 대표이사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며 사업전략 수립,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왔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에 강점이 있는 솔리다임의 사업과 기술력에 정통한 두 경영자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한 만큼, 양사 간 역량 결합과 시너지 창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리다임의 데이터센터용 SSD 'D5-P5430' <사진제공=솔리다임>

솔리다임은 주력 제품인 기업용 SSD 시장 입지를 강화,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솔리다임은 최근 데이터센터용 낸드플래시 시장을 겨냥한 쿼드레벨셀(QLC) SSD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반기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레그 맷슨 솔리다임 전략 기획 및 마케팅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는 비용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제품은 고용량, 총 소유 비용의 절감,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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