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튜디오지니-ENA, 미디어 밸류체인 선순환 구조 확립
연평균 콘텐츠 30편 제작…CJ ENM과 글로벌 대작 공동 제작 논의
프리미엄 셋톱박스로 유료방송 매출 성장세 유지
KT가 KT스튜디오지니, ENA와 함께 구축한 미디어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다. 프리미엄 셋톱박스 시장을 열고, 콘텐츠 장르 다양화와 글로벌 진출을 통해 2025년 미디어 사업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KT는 스튜디오지니, ENA와 오전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KT그룹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KT는 지난 1년 간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분야 성과와 신규 콘텐츠 라인업, ENA 사업 방향 등을 발표하고, 신규 프리미엄 올인원 셋톱박스를 공개했다.
KT그룹은 지난해 콘텐츠 분야(KT스튜디오지니·ENA·지니뮤직·밀리의서재·스토리위즈)에서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콘텐츠 분야를 포함한 지난해 KT그룹 전체 미디어 매출은 전년 대비 9% 가량 성장한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미디어 사업 성장이 기대한 것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목표로 발표한 2025년 미디어 사업 매출 5조원 달성은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매출 성장의 핵심은 콘텐츠 사업”이라며 “장르가 확장되면서 다양한 라인업이 구성돼있다. 내년부터는 자체 IP(지식재산)를 가진 콘텐츠와 공모전을 통한 자체 콘텐츠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셋톱·공유기·AI스피커가 한 몸에…‘지니 TV 올인원 셋톱박스’ 공개
KT는 이날 행사에서 IPTV 셋톱박스, 무선인터넷 공유기, AI스피커를 하나로 통합한 ‘지니 TV 올인원 셋톱박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IPTV 셋톱박스로는 세계 최초로 HDR기술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 ‘HDR10+’과 LG전자 ‘돌비비전’을 동시 지원하고, 하만카돈 스피커를 탑재해 돌비 애트모스 기반 고음질을 제공한다. 디자인은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맡아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고객의 니즈도 고려했다.
‘올인원 셋톱박스’는 강 사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여러 기능을 하나의 가전에 구현해야 하는 만큼 주파수 간섭과 발열이 심해 내부의 반대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KT 기술진이 1년 넘게 개발한 끝에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인물 대사를 더 잘 들리게 해주는 ‘보이스 부스트’ 기능도 KT 기술진이 직접 개발했다.
KT는 ‘올인원 셋톱박스’를 통해 미디어 사업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강 사장은 유료방송 시장 성장률 둔화와 관련 “전 세계적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어렵지만, 국내는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프리미엄 셋톱박스를 통해 가입자 증가보다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늘려 매출 성장을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지니, 스펙트럼 확장·오리지널리티 강화…글로벌 진출 가속
스튜디오지니는 이날 행사에서 올해와 내년 드라마 제작 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5월말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드라마와 함께 내년 방영을 위해 준비중인 작품까지 총 19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했다. 스튜디오지니는 내년까지 30여편의 드라마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스튜디오지니 라인업의 키워드는 ‘스펙트럼 확장’이다. 지난해 강점을 보여준 휴먼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뿐만 아니라 스릴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준비했다. 5월 31일 첫 방송을 앞둔 ‘행복배틀’을 시작으로, ‘오! 영심이’, ‘마당이 있는 집’, ‘남남’ 등이 순차적으로 방영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스튜디오지니의 색이 드러나는 작품들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한다. KT스튜디오지니 제 1회 시리즈 공모전 대상 수상작 ‘가석방심사관 이한신’ 및 스튜디오지니에서 자체 기획한 ‘신들린 금뱃지’, ‘박살소녀’, ‘라이딩 인생’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튜디오지니는 예상보다 해외 매출 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연평균 30편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연평균 30편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제작비가 급증하고 있어 투자비는 예상한 정도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CJ ENM과 협력위원회를 통해 글로벌 대작 공동 제작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고, 미국과 일본 사업자들과 공동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OTT에 완전히 의존하는 형태는 스튜디오로서 장기적으로 위험 요소”라며 “판매 비중을 글로벌 OTT 50%, 지역 OTT 및 로컬 채널 50% 정도로 분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해외 진출 전략을 설명했다.
◆“ENA 정체성은 ‘이상한 즐거움’…색다른 시도로 탑5 채널 진입할 것”
개국 1주년을 맞이한 ENA는 채널명을 리브랜딩한 이후 채널 순위가 기존 24위에서 11위로 상승했고, 매출은 67% 성장해 약 1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알렸다.
ENA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시청자 기반의 ‘이상한(Extraordinary) 즐거움’을 채널아이덴티티로 삼고 다른 채널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김태호, 남규홍 등 국내 정상급 크리에이터들과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더 늘려 오리지널 콘텐츠 힘을 키울 계획이다. 글로벌OTT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혜미리예채파’와 같이, TV채널을 넘어 글로벌 OTT를 포괄하는 IP개발로 ENA의 콘텐츠를 전세계에 제공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나는SOLO’를 비롯해 스핀오프인 ‘나는SOLO, 사랑은 계속된다 시즌2’와 김태호PD와 3번째 협업 프로젝트 프로그램, ‘강철부대3’, ‘하늘에서 본 미래’ 등 오리지널 예능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용필 ENA 대표는 “지속적인 투자와 양질의 콘텐츠 제공으로 국내 톱5 채널에 진입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IP사업자로 발돋움해 1조원 가치의 채널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