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지배구조 진단] ⑰중흥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추진…정원주 부회장 지배력 강화 전망

시간 입력 2023-05-25 07:00:01 시간 수정 2023-05-24 17:18:5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 예정
목표인 4월보다는 마무리 시점 늦어져
중흥토건 이끄는 정원주 부회장에 힘 쏠릴 듯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의 중흥건설과 정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의 중흥토건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다만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지분을 40% 이상 확보하면서 현재는 중흥토건이 중흥그룹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된다. 중흥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계열사 지분 정리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 지정에 지주사 체제 전환 나서

중흥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되면서다. 지난 2019년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의 차남인 정원철 시티그룹 회장이 이끄는 시티건설과 계열분리를 마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 지정을 피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중흥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중흥그룹 계열사 중봉건설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세종이엔지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중흥에스클래스도 중흥산업개발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두 건 모두 100% 자회사가 되는 구조다.

이로써 중흥토건→중봉건설→세종이엔지, 중흥토건→중흥에스클래스→중흥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또 중흥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이상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전면배치했다는 점도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사장은 1991년 중흥그룹에 입사한 이후 재무 분야에서 일하며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중흥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중흥그룹은 올해 4월까지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까지 지주사 체제 전환은 완료되지 않았다.

◇중흥토건 중심 지주사 전환 추진정원주 부회장 지배력 강화

중흥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중흥토건이 중심이 된다. 중흥토건이 대우건설 지분 40.6%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의 지분이 10.15%로 중흥토건 지분율과는 차이가 크다.

중흥토건은 정원주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이 완료되면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에는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할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이미 정 부회장의 중흥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정 회장은 정 부회장에게 승계를 위해 중흥건설 지분을 넘겨주는 대신 정 부회장이 수장인 중흥토건의 덩치를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초기에는 중흥토건이 중흥건설의 시공 보조역할을 맡았지만 점차 덩치를 키우면서 주택개발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는 중흥토건이 중흥건설의 실적을 앞질렀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3859억원의 매출과 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중흥토건은 같은 기간 매출 11조1064억원, 영업이익 9140억원을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원주 부회장은 중흥그룹 경영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며 “대우건설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만큼 그룹 내 지배력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세 정정길 부장, 대우건설 전략기획팀서 경영 수업

중흥그룹은 3세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 정원주 부회장의 장남인 정정길 부장이 경영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길 부장은 2021년 중흥건설에 입사했으며, 대우건설 인수 후에는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정 부장은 전략기획팀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으며, 주요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그룹에서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할 당시에는 인수단에도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장은 정원주 부회장을 이어 중흥그룹을 이끌어갈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다만 정 부장은 1998년생으로 아직 20대 중반대로 젊기 때문에 아직은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경영능력을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정길 부장이 차차기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젊고 더 경험을 쌓아야 할 것”이라며 “정원주 부회장의 회장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에 대해 거론되는 것은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