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킬러 콘텐츠’ 상용화도 못하고 중도 폐기”…통신 3사, VR·AR 이어 메타버스 신사업도 ‘위태’

시간 입력 2023-05-10 07:00:03 시간 수정 2023-05-09 17: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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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VR·AR·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종료 및 철수 수순
기대컸던 메타버스 서비스도 SKT ‘이프랜드’만 명맥 유지
KT ‘지니버스’·LGU+ ‘키즈토피아’, 시범사업 저조

국내 5G 가입자가 300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 모두 5G를 대표하는 ‘5G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최근 이통 3사는 ‘5G 킬러 콘텐츠’라는 명칭으로 대대적 홍보를 진행했던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줄이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등을 앞세워 저마다 ‘5G 킬러 콘텐츠’를 제공해 왔지만, 대부분의 서비스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채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가상화 붐을 타고 이통 3사가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G 킬로 콘텐츠들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5G가 상용서비스 되기 시작된 지난 2019년부터 다양한 종류로 마련돼 왔다. 통신사들이 ‘LTE보다 빠르고 끊김이 없는 초고속·초저지연의 5G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킬러 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다. 특히 초고속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공간 또는 증강사물을 구현하는 ‘VR·AR’이나,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클라우드 게임’이 대표적인 킬러 앱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5G 시대로 전환한지 4년여가 넘었지만, 이들 5G 킬러 콘텐츠들은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 ▲SK텔레콤의 자체 서비스인 ‘점프VR’과 ‘점프AR’ ▲KT가 중국 VR 헤드셋 제조업체인 피코인터랙티브와 협력해 내놓은 ‘슈퍼VR’ ▲LG유플러스가 엔리얼과 제휴를 맺고 선보인 AR글래스 ‘U+리얼글래스’ 등 각사별로 경쟁적으로 VR‧AR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현재는 모두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게임 바람을 타고 도입된 클라우드 게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9월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를 선보이며 국내 통신사들 중 가장 먼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했지만, 오는 6월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KT도 지난 2020년 야심차게 출시했던 자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6월 폐지한다.

SKT 모델들이 이프홈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국내 통신사들이 ‘비통신’ 사업 영역에 도전하며 의욕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통 3사중에는 ▲SK텔레콤 ‘이프랜드’ ▲KT ‘지니버스’ ▲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통 3사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메타버스 사업도 존폐 여부의 기로에 서 있는 실정이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지난해 말에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49개국 글로벌 서비스 시작하며 누적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이프랜드에서는 메타버스 연극・콘서트・특강 등의 쌍방향 메타버스 콘텐츠를 매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이용자 개인공간 서비스 ‘이프홈(if home)’을 도입하고 실사 기반 국내외 명소를 오픈하는 등 활발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진행된 ‘MWC 2023’ KT 부스에서 KT 관계자가 지니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다만, 최근 오픈베타 버전으로 출시된 KT ‘지니버스’와 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는 아직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두 사업자 모두 각각 MZ와 알파세대를 겨냥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아직은 이용자가 적은 수준이어서 향후 정식 상용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지니버스의 다운로드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5000회, 키즈토피아의 다운로드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100회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 플랫폼 모두 오픈 베타 버전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용자들의 반응이 너무 저조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KT ‘지니버스’는 친구들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꾸미기, 아바타 상호작용, 미니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수익 모델이 확실하지 않고,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이용자 수가 적다는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지니버스 일간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819명에 불과하다. 같은 날 기준 1인당 평균 사용 시간도 2.62분으로 매우 낮다.

‘키즈토피아’를 기획한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는 기존 소셜・게임형 메타버스 서비스와 달리, 어린이에 특화된 새로운 유형의 메타버스 서비스이지만, 역시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올해 3분기 중에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저조한 이용자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상용화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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