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vs 프리미엄”…롯데리아‧버거킹, 정반대 신제품 전략

시간 입력 2023-04-26 07:00:08 시간 수정 2023-04-25 17: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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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더블 라인업 3종 보름 만에 159만개 판매
버거킹, ‘콰트로 맥시멈’ 출시…단품 기준으로 ‘’최고가
먹어본 소비자 “맛 기존 제품과 비슷, 가격은 충격적”

왼쪽부터 버거킹이 24일 출시한 콰트로맥시멈 2종과 롯데리아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더블 라인업 3종 <사진제공= 각 사>

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와 버거킹이 고기 패티를 늘려 출시한 신제품 버거의 가격을 정반대로 책정했다. 롯데리아는 가성비를 강조했고 버거킹은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고가 전략을 내세웠다. 한달 전에 출시된 롯데리아 신제품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일단 합격점을 받은 상태다. 이제 막 출시된 버거킹의 신제품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가성비 가심비 더블 라인업 3종’은 출시 한달 만에 50만개 이상이 팔렸고, 출시 보름 만에는 120만개가 팔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패티가 두 배, 먹는 행복도 두 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시된 더블 라인업 3종은 기존 버거 중 ‘실속 메뉴’로 꼽히는 데리버거, 치킨버거, 치즈버거에 고기와 치킨 패티를 추가한 제품이다. 가격은 4000~5000원 선이다. 롯데리아는 출시와 동시에 세트로 주문해도 4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주머니가 얇은 고객을 공략하는 전략을 폈다.

롯데GRS 측은 “중량을 늘려 맛과 포만감을 더한 더블버거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가성비와 가심비(가격에 대비한 심리적 만족)제품 확대로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리아는 지난 2021년 L7홍대점을 무인 매장으로 오픈하고, 단종됐던 인기 버거를 재출시하는 등 소비자 수요를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리아의 운영사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은 7815억원으로 전년(7605억)보다 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전년-258억원)으로 2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버거킹은 이달 24일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이하 콰트로 맥시멈3, 4) 2종’을 출시했다.

버거킹의 콰트로 맥시멈 2종 은 내용물과 가격 측면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운 제품이다. 이번 버거에는 순 쇠고기패티 3~4장과 고급치즈 4종이 들어 있으며, 가격은 단품 기준 1만6500원(세트 기준 1만8500원)이다. 프랜차이즈 버거 중 단품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만5000원 선을 깼다.

버거킹이 고가 버거를 내놓은 건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거킹은 그간 자사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쿠폰 할인을 상시 진행해왔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측면에서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버거킹은 고가 마케팅 전략을 통한 브랜드 고급화와 수익성 제고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의 매출은 7574억원으로 전년(6784억원)보다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전년(249억원)보다 68% 감소했다.

업계는 버거킹의 프리미엄 전략이 소비자에게 통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 소비자들은 버거킹의 프리미엄 버거에 대해 혹평을 내놓고 있는 반면 일부는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지난 25일 김 씨가  버거킹에서 구매한 ‘콰트로 맥시멈4’ <사진제공=소비자>

버거킹 신제품 콰트로 맥시멈 4를 먹어본 20대 김 씨는 “기존 와퍼랑 비슷한 늘 먹던 버거킹 맛”이라며 “소스나 구성 패티맛 다 비슷한데 가격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 30대 김 씨도 “단품으로 1만원에서 1만2000원 정도여야 적당하다고 느껴지는 맛” 이라며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가격이면 차라리 다른 햄버거를 맛 별로 3개 먹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네티즌은 SNS에 “묵직하고 양이 많아 둘이서 나눠 먹어도 충분하다”며 “불 맛이 진한 고기 패티가 가득 들어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외식 물가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가 나서 외식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와중에 버거킹이 고가 정책을 꺼내든 점은 눈살을 찌푸린다는 지적도 있다. 버거킹의 고가 신제품의 영향으로 타사 버거값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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