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위기 속 네이버 ‘날고’·카카오 ‘주춤’ …“e-쇼핑이 희비 갈랐다”

시간 입력 2023-04-21 07:00:02 시간 수정 2023-04-21 03: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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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네이버 6.3%↑·카카오 20.5%↓ 희비
네이버, 커머스 수수료 인상으로 내실 다져
카카오, 게임·엔터 등 콘텐츠 부문 경쟁력 강화 집중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양사 모두 글로벌 경기 둔화로 광고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네이버는 커머스를 기반으로 내실을 강화했고,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 키우기’에 집중했지만 수익성까지는 챙기지 못한 모습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매출 2조2763억원, 영업이익 3209억원으로 각각 23.4%,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커머스 부문은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한 검색광고 부진에도 쇼핑 서비스 수수료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2020년 20.5%(1조897억원), 2021년 21.8%(1조4885억원), 2022년 21.9%(1조8011억원)을 차지하며 핀테크, 콘텐츠 등의 다른 사업부문의 고성장에도 꾸준히 비중을 키우고 있다.

특히 패션타운, 크림 등 패션 버티컬 커머스의 수익성 강화가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네이버는 올해 1월 패션타운 개편으로 기존 백화점 윈도우 입점 업체들에게 2% 수수료를 신규 부과했고, 수수료율 3%로 ‘스마트스토어’보다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브랜드스토어’ 입점 업체 수도 지난해 11월 1300개에서 올 3월 1500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정판 및 명품 중고거래 업체 크림도 지난해 4월부터 수수료를 인상해 올해 3월 6%(판매자 3%, 구매자 3%), 4월부터는 7%(판매자 3%, 구매자 4%)로 높였다. 현재 서비스 중인 ‘도착보장’ 서비스 역시 중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유료 전환해 커머스 수익성을 끌어올린 계획이다.

<출처=각 사>

반면, 카카오는 매출 1조8292억원, 영업이익 1261억원으로 각각 10.8% 증가, 20.5%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과 함께 주력 사업인 콘텐츠 부문에서 확장 위주의 사업 전략을 택하면서 단기 수익 개선에는 실패한 모양새다.

카카오 콘텐츠 부문은 게임, 뮤직, 스토리, 미디어로 나뉘는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5.9%(1조9089억원), 2021년 47.2%(2조8959억원), 2022년 47.0%(3조3368억원)으로 절반에 달한다.

카카오의 콘텐츠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은 조 단위 투자를 감행하며 각 분야에서 수익성보다는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래디쉬를 각각 5억100만달러, 4억4000만달러에 인수한 후 지난해 타파스엔터테인먼트로 합병해 북미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파스엔터가 2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면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카카오엔터는 최근에도 하이브와의 인수전 끝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SM엔터테인먼트를 품으면서 글로벌 엔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웹툰, 웹소설, 영상 등 콘텐츠 제작 및 플랫폼 역량과 K-팝 IP(지식재산)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높은 인수 가격으로 발생한 무형자산 상각으로 영업이익 기여는 미비할 것이라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SM 인수에 조 단위 프리미엄을 지급한 만큼, SM 아티스트 IP와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의 시너지로 인수 정당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말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시기를 미뤘다.

한편, 카카오는 올해도 내실 다지기보다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올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등 투자 선봉에 선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올해는 카카오 공동체의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에 맞는 굵직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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