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에 인색한 정유업계…1위 GS칼텍스도 매출의 0.14%에 불과  

시간 입력 2023-04-19 07:00:05 시간 수정 2023-04-18 17: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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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유4사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 0.08%
GS칼텍스, 796억원 투입 1위…SK에너지 247억원
R&D보다 설비투자 집중…업종 특성상 신제품도 적어
친환경 제품 개발과 신사업 진출로 R&D 투자 증가 전망

정유업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R&D 투자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 중에서 가장 많은 R&D 투자를 진행한 GS칼텍스조차도 매출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비중은 0.14%에 불과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업계 4개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R&D 투자액은 총 1403억원으로 전년 1019억원 대비 384억원(37.7%)이 증가했다. 2020년 934억원보다는 469억원(50.2%) 늘어났다.

이들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186조2654억원으로, 전년 109조4724억원 대비 76조7930억원(70.1%)이 늘어났다. R&D 투자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0.08%에 불과했다.

정유업계의 R&D 투자 규모가 적은 것은  매출 규모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고, 장치산업이다 보니 R&D 보다는 설비 투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산업 특성상 신제품 개발이 많지 않다는 점도 R&D 투자가 적은 이유 중 하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규모가 워낙 크게 증가한 탓에 R&D 투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대비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GS칼텍스가 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796억원을 R&D에 투자했으며, 전년 대비 233억원(41.5%)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14%에 그쳤지만 가장 높았다. GS칼텍스는 친환경 아스팔트, 오염 저감 중질유, 생분해성 유압작동유 개발 등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쓰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R&D에 247억원을 투자해 전년 227억원 대비 20억원(8.8%)이 증가했다. 정유사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R&D에 사용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05%에 불과했다. SK에너지 역시 친환경 연료유와 친환경 아스팔트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이어 HD현대오일뱅크는 R&D에 186억원을 투입했으며, 전년 95억원 대비 91억원(95.8%)가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5%에 그쳤다. 석유화학 제품 다변화를 위한 특수제품 개발과 화이트 바이오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중 R&D 투자액이 가장 적었다. R&D 투자액은 173억원으로 전년 143억원 대비 31억이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도 0.04%로 가장 낮았다. 에쓰오일은 윤활유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정유업계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유업계가 기존 사업 외에도 바이오, 수소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다른 분야에서의 R&D 투자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또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생산 효율 개선, 친환경에 대한 대응 등으로 R&D 투자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정유사들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른 사업에도 진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투자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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