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공백’ KT, 계열사 경영 정상화 속도…“대표 임기 3년→1년 단축”

시간 입력 2023-04-04 07:00:01 시간 수정 2023-04-04 10: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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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계열사 9곳에 ‘임기 1년짜리 CEO’ 선임
“비상 경영보다 경영 정상화 서둘러야”

경영 공백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KT가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선임했다. KT뿐 아니라 계열사까지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 되면서 회사 안팎에서 경영 정상화를 서두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신임 대표이사에 양춘식 경영서비스본부장 전무를 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정기 주총까지다. 양 대표는 KT스카이라이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KT스카이라이프에서 운영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HCN 경영기획총괄도 겸임한다.

당초 KT스카이라이프는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지만, 윤 후보자가 돌연 후보직에서 자진 사임하면서 주총에서 대표 선임 안건을 다루지 못하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양 사내이사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KT스카이라이프와 마찬가지로 대표 선임 안건 없이 주총을 치른 KT알파는 조성수 경영기획총괄(전무)을 임기 1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후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별도의 기한 없이 후임 대표이사 선임시까지로 했다.

조 신임 대표이사는 1996년 KT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지배구조팀장 상무보를 지냈다. 이후 2015년 지니뮤직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0년 12월부터는 KT알파의 경영기획총괄 전무를 맡아왔다.

KT 계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 지니뮤직(박현진 대표)를 비롯해 KTcs(박경원 대표), KTis(윤경근 대표), 나스미디어(박평권 대표), 이니텍(김준근 대표), 플레이디(이준용 대표) 등 상장 계열사들도 기존 대표를 임기 1년으로 재선임 했다. KT서브마린의 경우 기존 대표인 이승용 대표를 임기 9개월로 재선임했다.

KT 상장 계열사들이 ‘1년짜리 CEO’를 앉힌 것은 현재 모기업인 KT가 CEO 공백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정치외풍으로 인해 수 차례 차기 대표 선임에 실패하면서 현재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경영기획부문장) 체제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KT 측은 차기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앞두고 있는 절차가 많은 만큼 잡음이 생길 경우 더욱 지체될 가능성도 있다. KT는 우선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외부 전문가로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구성한다. 이후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 선임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KT 계열사 대표들이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임시적으로 직을 맡고 있고, KT도 사실상 추진력 있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빠른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직 KT 임원 출신인 한영도 K-비지니스 연구포럼 의장은 지난 3일 성명문을 내고 “비상경영체제를 빨리 종료하고 정상경영체제로 가능한 빠르게 전환하는 길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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