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지배구조 진단] ⑤롯데그룹, 지주 체제 굳히기…호텔롯데 상장은 ‘요원’

시간 입력 2023-03-02 07:00:01 시간 수정 2023-03-06 16: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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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롯데지주 공식 출범
2018년 순환출자 모두 해소
일본 기업 이미지 탈피 위한 호텔롯데 상장 고심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한일 외교문제가 아니다. 롯데그룹의 고민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본격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비슷한 시기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지분을 약 11%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위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여전히 건재다.

앞서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도 롯데홀딩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롯데지주가 모든 계열사에 최대주주도 아니어서 완벽한 지주회사로 전환을 했다고 보긴 다소 어려운 상태다.

답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상장 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희석시키면서 한국 롯데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과연 롯데그룹은 걸림돌을 딛고 완전한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할 것인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17년 한국 지주사 공식 출범

롯데그룹은 2014년 7월 무려 417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2016년 4월 67개로 대폭 줄였고 이어 2018년 5월 모두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2017년 10월에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를 알렸다. 그룹의 주력 업종은 식품· 유통·서비스·석유화학이며 주력 업체는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케미칼 등이다.

롯데지주가 롯데그룹의 최대 지배기업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호텔롯데는 아직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분율 기준으로는 롯데홀딩스 위에 있는 광윤사를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다. 일본 기업 광윤사는 오너일가가 지분 99%를 쥐고 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50.3%의 지분으로 개인 최대주주다. 이어 신동빈 롯데 회장이 39.0%,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 신동빈 회장, 여덟 차례 형과 경영권 다툼…우호 세력 덕 수장 자리매김

롯데그룹의 현재 수장은 명실공히 신동빈 회장이다.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기 어려워, 광윤사가 그룹 최정점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회장과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신동주 회장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번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회장 본인의 경영 복귀, 신동빈 회장의 해임 등 안건을 건의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 보유 지분율도 신동주 회장보다 낮고 광윤사가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도 개인 단일 최대주주는 아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영자 전 롯데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이 3.15%로 친족 중에선 제일 높고, 이어 신동빈 회장이 2.69%, 신동주 SDJ 회장이 1.77%,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 1.46%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친족과 기타 우호 주주들의 지지 속에서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크게 임원들로 구성된 임원지주회, 오너일가를 포함한 롯데계열사, 광윤사 등 크게 세 개의 힘이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중 광윤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동빈 회장 측 우호 세력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있으나 신동주 회장의 의견이 관철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4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시절,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몰래카메라로 고객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풀리카(POOLIKA) 사업’이 주된 해임사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 호텔롯데 상장, 롯데지주 출범 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핵심 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지주 출범 전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현재는 롯데지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되고 있다. 현재 자회사 20개, 손자회사 49개로 총 69개가 롯데지주의 영향 아래 있다.

다만,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현재 모든 계열사에 대해 완전한 지배력을 획득했다고 보긴 다소 어렵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지분율 40.0%), 롯데칠성음료(45.0%), 롯데제과(47.5%), 롯데정보통신(65.0%), 롯데케미칼(25.6%)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쥐고 있다. 

호텔롯데가 롯데캐피탈(지분율 32.6%), 롯데물산(32.8%), 롯데건설(43.1%), 롯데상사(32.6%), 롯데렌탈(37.8%), 롯데알미늄(38.2%), 대홍기획(20.0%), 롯데벤처스(4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롯데가 일본 롯데홀딩스 밑에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을 받고 있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시기 이른바 '일본 기업 이미지'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호텔롯데 상장이 지배구조 개편에서 아직도 중요성을 잃지 않은 이유다. 국내 기업인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희석시키면서 일본 기업 프레임도 벗고, 궁극적으로 한국 롯데의 지주사 체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월드 외부 전경. <사진=호텔롯데 홈페이지 캡처>
롯데호텔 월드 외부 전경. <사진=호텔롯데 홈페이지 캡처>

◇ 호텔롯데, 비자금 수사·코로나19 등 연이은 악재…상장 지지부진

하지만 2015년 8월, 호텔롯데 내 ‘상장TF'가 결성됐던 시기 본격 추진됐던 호텔롯데 상장은 7년 넘게 답보 상태다.

가장 먼저 2016년엔 롯데그룹의 비자금 수사로 상장 계획이 철회됐었다. 이후 2017년엔 사드 사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외부 상황이 좋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제일 극심했다. 2019년 연결 기준 7조396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조844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9년 31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2020년 -497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들어선 리오프닝에 따른 관광객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73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3분기(누적)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1년 -1625억원에서 2022년 -339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최근엔 리더도 교체했다. 지난해 말 2023년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로 이완신 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이완신 대표는 1987년부터 롯데그룹에서 일한 ‘롯데맨’으로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졌다.

◇ 롯데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은 업황 개선이 우선”

롯데 측은 호텔롯데 상장이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지주 출범 후 지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하고 있다”면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의 경우 업황 개선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롯데의 경우 현재 일본 계열사 지분이 대부분이어서 상장을 한다면 일본 기업 이미지 탈피는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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