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금융’ 당국 입김 5대 금융지주 이사회로 번지나…이사진 교체 여부 ‘촉각’

시간 입력 2023-02-07 18:03:37 시간 수정 2023-02-07 18: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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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40명 중 30명, 임기 만료 앞둬
NH농협·신한·우리금융, 수장 교체…사외이사진 물갈이 전망
금융권 “관치금융 논란, 이사회에도 영향 미칠까 우려”

최근 ‘관치금융’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가운데 금융사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사외이사진에도 당국 입김이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민간 기업에 대한 지나친 정부에 간섭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는 한편 감시 역할이 강화될 경우 일부 긍정적인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진 총 40명 중 오는 3월 말 각사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총 30명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최재홍 사외이사를 제외한 6명(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의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은 11명의 사외이사 중 김조설 사외이사를 제외한 10명(이윤재, 박안순, 성재호, 윤재원, 진현덕, 허용학, 곽수근, 배훈, 이용국, 최재붕)의 임기가 만료된다. 당초 임기 만료 대상이었던 변양호 사외이사는 지난달 13일 중도퇴임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전원(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 이강원)의 임기가 오는 3월 말로 종료된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윤인섭, 신요환, 송수영 사외이사를 제외한 4명(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의 임기가 끝난다.

NH농협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이종백 사외이사를 비롯해 송인창, 서은숙, 이순호, 하경자 사외이사를 제외한 2명(남병호, 함유근)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통상적으로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 회장이 교체될 경우 사외이사진 역시 물갈이된다고 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이미 신임 회장이 취임한 NH농협금융에 이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수장 교체가 확정된 만큼 사외이사진 역시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이사진 활동을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고 감시·평가하겠다고 밝힌 상황인 만큼 현 정부의 입김이 금융사의 이사진 구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미 금융사 지배구조에 ‘관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으로 거론되는 상황 속 이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핵심축인 이사회 운영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사들이 당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현 정부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진으로 꾸려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 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의 이사회 운영현황에 대한 실태점검 추진을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삼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지주)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은행의 지배구조 구축현황, 이사회 운영 및 경영진의 성과보수체계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해 실태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으로 감독 당국과 은행 이사회간 직접적인 소통을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토론회 자리에서 “은행은 공공재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는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점은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앞서 이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개최한 당시에도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안정성과 독립성 제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금융사 사외이사들의 안건반대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만큼 거수기 역할만을 해 왔다는 비난을 받았던 상황인 만큼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 역할을 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를 평가하는 역할”이라며 “관치 혹은 경영진에 우호적인 인물로 꾸려졌다는 의혹보다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지닌 인물로 구성하는 것이 기업 발전에 있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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