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펴는 LCC…진에어 이어 제주항공 흑자 전환 ‘청신호’

시간 입력 2023-02-07 07:00:04 시간 수정 2023-02-06 17: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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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지난해 4분기 영업익 8억원 추정
일본 노선 회복 주효…동남아 운항도 늘어
올해 기단 선진화 추진…中 노선 재개 변수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진에어에 이어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주요국의 방역 규제 완화, 일본의 무비자 입국 허용 등에 발맞춰 국제선 운항 정상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다. 코로나19 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온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진에어가 분기 기준 흑자를 낸 건 2019년 2분기 적자 전환 이후 15분기 만이다. 진에어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도 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1180억원 줄었다.

진에어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하반기 여객 수요 회복세를 고려해 일본·동남아 노선 운항을 빠르게 재개한 영향이 컸다. 진에어의 지난해 4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66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63%의 여객 회복률을 기록했다. 이는 LCC인 에어부산(56%)·제주항공(54%)·티웨이항공(53%)은 물론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44%)과 아시아나항공(37%)보다도 높은 국제선 여객 회복률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 진에어는 올해 국제선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실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해 6월 보유하고 있던 진에어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면서 진에어는 2013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진에어 관계자는 “성장과 내실을 함께 이끌어내는 실질적인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노선 확대와 기재 운영으로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에 이어 제주항공도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을 제외한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적자 폭을 크게 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큰 이유는 알짜 노선인 일본 노선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외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지난해 9월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1만3796명에 불과했지만, 10월 8만9094명, 11월 20만2591명, 12월 26만5130명으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도 지난해 10월 7만8707명에서 11월 11만3551명, 12월 16만8157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다만 제주항공의 지난해 연간 국제선 운항 편수는 9681편, 여객 수는 145만5175명으로 2019년 운항 편수 5만2837편, 여객 수 836만5020명과 비교해 각각 18.3%, 17.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국제선 운항 횟수와 탑승객 수 모두 2019년 실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며 “4분기 이후 빠른 증가세를 발판 삼아 2019년에 버금가는 실적 회복을 위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기단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기종 항공기 B737-8을 연내 도입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달 19일 열린 창립 18주년 기념식에서 “차세대 신기종 B737-8을 올해부터 도입하면 높은 수준의 기단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기단 선진화는 고효율·저비용 사업 구조를 더 탄탄히 만들어 재무 건전성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일본과 함께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중국 노선이 재개되면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달 10일 한국인에 대한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중국 노선 운항이 재개되면 제주항공의 국제선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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