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해 영업익 ‘9조 시대’ 열어…올해도 ‘아이오닉6’로 질주

시간 입력 2023-01-26 16:31:35 시간 수정 2023-01-26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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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42.5조·영업익 9.8조 ‘실적 잭팟’
SUV·제네시스 중심 판매·고환율 반사이익 덕
아이오닉6 등 신차 출격…10.5조원 규모 투자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충당금 반영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힘입어 판매량을 늘리고,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의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고환율로 인한 환차익 효과와 인센티브 축소 영향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5세대 싼타페를 비롯한 신차를 대거 투입해 실적 질주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47% 각각 증가했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냈던 2021년(117조6106억원) 기록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인 2012년(8조4369억원)을 넘어 10조원에 육박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3분기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 1조3602억원을 반영했음에도 역대급 실적을 낸 비결은 SUV,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이 꼽힌다. 우선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394만2925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완화로 인해 공장 가동률 개선과 생산 정상화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이 기간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47.3%에서 51.5%로 4.2%포인트 상승했고, 제네시스도 5.1%에서 5.3%로 0.2%포인트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년 대비 13.7% 증가한 5만6410대를 팔며 연간 최대 판매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고환율로 인한 반사이익과 인센티브 절감 효과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수출 비중이 높아 달러가 강세면 환차익이 커지는데,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5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오르면서 수익도 그만큼 늘었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지속으로 인해 현대차가 미국 딜러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축소한 점도 주효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2분기 미국 내 딜러에 지급한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아이오닉5 N과 디 올 뉴 코나 EV를 출시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완전변경을 거친 5세대 싼타페 등 신차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날 발표한 ‘2023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432만대 수준이다. 또 올해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10.5~11.5%, 영업이익률 목표는 6.5~7.5%로 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되면서 생산이 늘었지만,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낮아 대기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판매 물량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믹스 개선을 추진해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올해 양산 차종 수 증가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등을 고려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2000억원, 설비 투자 5조6000억원, 전략 투자 7000억원 등 총 10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수익성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디 올 뉴 코나’ 전기차 모델 외장 디자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디 올 뉴 코나’ 전기차 모델 외장 디자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핵심 시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윤태식 현대차 IR 팀장은 “아이오닉6 판매를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신형 코나 출시와 GV70 현지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전기차 판매량은 139%, SUV는 14%, 제네시스는 16%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 시장의 경우 아이오닉6, 신형 코나, GV60 등 전기차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판매량을 20% 이상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판매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최근 IRA에 리스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올해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차량 판매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전기차가 리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로, 이를 30% 이상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 증가한 주당 6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배당은 중간 배당 1000원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주당 7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중 발행 주식 수의 1%에 해당하는 주식의 소각하기로 했다.

서 본부장은 “이번 기말 배당은 보통주 기준 50% 증가한 주당 6000원으로 진행한다”며 “주주가치 증대와 주주 신뢰 향상을 위해 보유 자사주 발행 1%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올해 중에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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