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베트남법인 적자 확대…제품 가격 하락 여파

시간 입력 2023-01-05 07:00:04 시간 수정 2023-01-05 10: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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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2020년 424억원→지난해 2000억원 확대
효성화학, 베트남 수익 악화에도 국내 투자 지속 추진
지난해 부채비율 1395.1%…베트남법인 수익 개 시급

지난해 효성화학 베트남법인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제품 가격 하락에 공장 가동 문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영업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지배회사 효성화학은 국내 투자를 지속해 회사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1000%를 넘어섰다. 회사의 재무안정화를 위해 베트남법인의 수익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베트남법인의 적자 규모는 2020년 424억원, 2021년 450억원으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 규모가 1890억원까지 늘어났고, 4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연간 적자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효성화학 베트남법인의 지난해 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제품 가격 하락과 함께 공장 가동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효성화학 베트남법인은 주로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한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PP가 베트남으로 유입되면서 PP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실제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PP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자재 가격 차이)가 2021년 3분기 톤당 438달러에서 2022년 3분기 톤당 108달러로 1년 만에 330달러(-75.3%)가 급락했다. PP 스프레드가 높으면 PP를 판매해 벌어 들이는 수익성이 높고, 낮으면 원자재와 제품 가격 차이가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베트남공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베트남공장은 2020년 4월 연간 30만톤 규모의 PP 라인을 가동했고, 지난해 6월 추가로 연간 30만톤의 라인을 증설했다. 하지만 증설 이후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DH공정(탈수소화) 공정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베트남공장은 2021년 11월, 2022년 2월, 2022년 5월 등 1개월 이상의 보수를 세 차례 거치면서 가동률이 떨어졌다. 업계 내에서는 장기간 보수로 인해 지난해 베트남공장의 공장 가동률이 30~4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안정화가 늦어지면서 제품 판매도 줄어드는 동시에 보수비용도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회사 효성화학은 현재까지 베트남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PP 공정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서는 투자가 이어지면서 부채비율도 급등했다. 효성화학의 2021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509.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395.1%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베트남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베트남공장 가동률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베트남 내수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인도네시아,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해 해외판매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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