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전망/지경초] 대작 게임 앞세워 글로벌 ‘진격’…“콘텐츠·블록체인 사업도 확대”

시간 입력 2023-01-05 07:00:01 시간 수정 2023-02-01 17:49:2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올해 글로벌 겨냥 신작 대거 출시…세계 게임 시장도 ‘긍정’ 전망
컴투스·넥슨·크래프톤 등 콘텐츠·엔터 사업 확장
위메이드·넷마블·컴투스, 블록체인 사업 속도

게임업계는 지난해 신작 출시 지연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과 함께 신작 출시에 고삐를 당기면서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작들을 잇따라 쏟아낼 계획이다.

올해는 시장 상황도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이리서치(iResearch) 등 해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7.2% 확대된 2426억9400만달러(약 30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263억7800만달러(약 287조원)로 전년보다 3.0% 성장하는 데 그쳤다.

또 지난해 3년만에 정상화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 게임팬 18만여명이 다녀가며 열기를 더했고,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몇년만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재도약까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게임사들은 오랜 개발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으로 게임 뿐만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 블록체인 등 사업 영역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드라마·영화 제작부터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최신 기술을 결합해 ‘신세계’를 열고 있다.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콘솔 중심 대작 쏟아진다…서구권 게임 시장 공략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세계 무대를 공략하고자 PC·콘솔 등 멀티 플랫폼을 채용한 신작들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게임 시장은 콘솔이 주된 게임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콘솔 게임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북미가 40.5%, 유럽이 37.7%에 달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쓰론 앤 리버티(TL)’을 출시한다. TL은 PC·콘솔 MMORPG로 각 디바이스에 맞는 UI·UX를 제공하고, 글로벌 이용자 취향을 고려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구현할 예정이다.

넥슨은 올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필두로 다양한 콘솔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오는 12일 PC·모바일 플랫폼을 먼저 선보이고, 추후 콘솔 버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데이브 더 다이버’, ‘프로젝트 AK’, ‘더 파이널스’, ‘아크 레이더스’ 등 다양한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도 최근 얼리액세스(미리 해보기)한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콘솔 버전으로 준비중이고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하이프스쿼드’ 등 신작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PC·콘솔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했고, 펄어비스 ‘붉은사막’, 네오위즈 ‘P의 거짓’ 등도 콘솔 플랫폼으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디스테라’, ‘에버 소울’,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 ‘나이트 크로우’ 등 대작 게임을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컴투스 계열사가 투자·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출처=컴투스>

◆게임사에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종합 콘텐츠 기업’을 꿈꾸는 게임사들도 늘고 있다. 컴투스는 콘텐츠 제작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와 자회사인 래몽래인,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드라마·영화·공연·웹소설·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위지윅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투자와 제작을 맡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26.9%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제작한 드라마 ‘블랙의 신부’, ‘신병’ 등도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여기에 마블 스튜디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컴퓨터 그래픽(CG)과 시각 특수효과(VFX)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 제작사 AGBO 지분 인수에 1억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같은해 초 4억달러를 투입해 지분 38%를 매입한 이후 추가 투자하며 지분 11.21%를 더 확보하면서 지분율 49.21%로 단일 투자자 기준 최대주주가 됐다.

AGBO는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 형제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로 마블 유니버스 영화를 제작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자사 게임 지적재산(IP)을 기반으로 AGBO와 영화·TV 시리즈를 제작하고, 외부 IP를 활용해 게임 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 프리뷰 행사에서 국내 영화 ‘리바운드’ 제작 참여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리바운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농구를 향한 열정으로 꿈에 도전하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 학생들의 이야기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미국 엔터테인먼트·기술 업체 트리오스코프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트리오스코프는 자체 제작 스튜디오, 기술 플랫폼 등을 가지고 IP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라이브 액션과 CG를 융합해 새로운 차원의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하이브리드 엔터’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리오스코프가 제작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더 리버레이터’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실재감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처=위메이드>

◆‘크립토윈터’에도 블록체인 더 키우는 게임업계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등은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최근 가상화폐 ‘위믹스’의 원화 거래소 거래정지에도 꾸준히 블록체인 생태계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을 본격 가동했다. 위믹스3.0에는 ‘위믹스 플레이’, ‘나일(NILE)’, ‘위믹스 디파이’  등 세 가지 플랫폼이 들어선다. 이 중 위믹스 플레이가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상반기 위믹스 플레이에 100개 게임을 온보딩(생태계 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사 게임은 물론 조이시티, 엠게임, 블루포션게임즈, 슈퍼캣 등 여러 게임사들과 협력하며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출시 예정작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에도 토크노믹스를 도입해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한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MARBLEX)를 통해 지난해 11월 MBX2.0 생태계를 오픈했다. 같은달 손자회사 메타버스월드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팬시(FNCY)’를 론칭하고 게임·문화·예술·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엔 메타버스 플랫폼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해 캐주얼한 캐릭터와 실사풍 배경이 어우러진 통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행동과 액션에 영향을 주고받는 동(動)적인 세계로 설계됐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도 지원할 예정이다.

컴투스그룹은 지난해 8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출범하고, 대표 IP 서머너즈 워 기반 게임인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과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크리티카 글로벌’ 등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출시했다. 그룹은 메타버스, 미디어 콘텐츠 관련 그룹사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후 게임뿐 아니라 메타버스, NFT 마켓플레이스 등도 생태계에 합류시킬 방침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4월 위지윅스튜디오, 엔피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대규모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컴투버스는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구축하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 생태계 형태의 인프라스트럭처로, 하나금융그룹, SK네트웍스, KT 등과 올해 3분기까지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서비스를 개발하고, 2024년 1분기부터 일반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