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전망/지경초] 성장 가능성 본 지방금융…‘특화 전략’으로 위기 극복 도전

시간 입력 2023-01-26 07:00:01 시간 수정 2023-02-01 17: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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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리 인상 효과로 양호한 수익 시현…DGB‧JB 희비 엇갈려
금융위기 앞두고 글로벌‧협업 증대‧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전략 몰두
주요 지방은행 수장 모두 바뀌며 ‘세대교체’ 본격화 예상

지난해 지방금융사(BNK‧DGB‧JB금융)들은 금리 인상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봤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됨에 따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차주들의 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시중은행과의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의 대두 등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방금융사들은 올해 각사별 ‘특화 전략’을 마련해 위기 타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고금리’ 속 이자이익 증대에 지방금융사도 역대급 실적 행진

지난해 3대 지방금융사들은 금리 인상기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단 증시 불안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희비’가 엇갈리며 금융지주 간 순위가 역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BNK금융은 7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7758억원 대비 3.1% 증가, 3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시현하며 압도적인 1위를 수성했다.

이어 JB금융이 500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4272억원보다 17.1% 늘어나 3대 지방금융 중 2위로 올라섰다. 반면 DGB금융은 3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4526억원보다 12.9% 감소, 3위로 내려앉았다.

JB와 DGB의 희비를 가른 것은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이었다. JB는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및 해외 법인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 Bank)등 자회사들이 전년 대비 모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반면 DGB의 경우 핵심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이 증시 불안으로 40% 넘게 하락하며 수익성이 감소했다.

◇올해 ‘침체’ 온다는데…지방금융, 은행 밖에서 위기 돌파구 찾는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올해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견되면서 지방금융사들도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에 미치는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은 글로벌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캄보디아 자회사 ‘프놈펜상업은행(PPC Bank)’를 중심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프놈펜상업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한 해 수익을 넘어섰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일찌기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 프놈펜상업은행을 비롯해 JB프놈펜자산운용, JB캐피탈 미얀마, JB증권 베트남 등의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했다. 지난해 JB금융 실적성장의 요인에도 해외법인의 실적 약진이 기여한 바가 컸다.

DGB금융은 ‘업(業)’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협업으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지방금융 중 최초로 편의점과 협업한 금융특화점포인 대구은행 ‘세븐일레븐 대구내당역점’을 열었다.

김태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최근 제품‧브랜드 간 협업이 활발히 일어난다며 계열사 및 타 산업과의 협업 확대를 강조했다.

올해 수장이 바뀌는 BNK금융 역시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 위주로 수익구조가 형성된 만큼 올해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혁신’ 박차 가해 시‧공간 제약 극복 나선다

올해 각 지방금융사들이 가장 주력하는 신사업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가운데 ‘시공간’을 초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로 지역 내 뿐 아니라 수도권, 글로벌까지 영향력을 증대한다는 복안이다.

디지털 혁신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방금융사는 DGB금융이다. 지난해 김태오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강화를 비롯, ‘메타버스’등 신기술 도입에도 지방금융으로선 선두적으로 참여해 왔다.

올해도 DGB금융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그룹 디지털 전략 실효성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기구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BNK금융 역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올해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먼저 올 초 오픈을 목표로 그룹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전체 계열사에서 모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각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핵심 자회사인 부산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등과 협력해 은행권 최초로 ‘메타버스 뱅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디지털 데스크’는 연내 10개의 무인점포 및 영업점 창구로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JB금융도 금융그룹 최초로 지주 내 그룹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인 데이터 허브를 구축하고, 주요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내 디지털 전담 본부를 확대 편성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특히 JB금융은 해외 법인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에서도 디지털 금융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2019년 캄보디아 최초로 자체 IT 시스템을 개발해 금융업무에 접목뿐 아니라 현지 금융사를 대상으로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지방금융사의 디지털 플랫폼 실적도 날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NK금융의 전체 디지털 채널 모바일 가입자수는 346만명으로 전년 말 307만명 대비 12.7% 증가했다. DGB금융은 뱅킹 앱인 ‘IM뱅크’ 가입자수 기준 141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0.5% 늘었다. JB금융은 디지털 관련 실적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위기 앞에 선 지방은행, 대대적 수장 세대교체로 ‘체질 개선’ 도모 

올해 예상되는 금융위기는 지방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지방은행권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권 특성상 중소기업 차주의 비중이 높고 자금경색의 뇌관인 부동산 PF의 노출 또한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직면하고 있는 지방은행들은 지난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 대대적 수장 교체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BNK금융 산하 부산은행, 경남은행 및 DGB그룹의 대구은행, JB금융의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의 수장이 대부분 변경됐거나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은 최근 경제 전문가인 황병우 행장을 선임했다. 그룹 내 경제연구소 등에서 경력을 쌓아 온 황 행장은 출범 이후 최연소 행장으로서 취임식을 생략하고 대신 행원 및 노조, 고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것으로 대체하며 ‘효율적 경영’을 역설했다.

경제‧경영 전문가라는 이력에 맞춰 금융위기 속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에 포커스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은행은 캄보디아 전문가인 백종일 행장이 취임했다. 지난해까지 높은 실적 성장률을 보이며 그룹 수익성에 기여해 온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은행은 영업 전문가인 고병일 행장이 취임했다. 영업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영업력 강화에 주력, 주 먹거리인 이자이익 증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 역시 차기 행장으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선임됐다. 여기에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이 모두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 행장 인선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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