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예고 태광산업…업계 “무리한 계획” vs 태광 “내부자산·차입 활용”

시간 입력 2022-12-23 07:00:02 시간 수정 2022-12-22 17:46:3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태광산업, 5년간 연평균 1조6000억원 투자해 신사업 육성  
업계, 구체적 투자일정 및 자금 조달 계획 없어 ‘반신반의’
태광 “현금성 자산과 토지등 내부자산 활용 방안 등 검토”

태광산업이 10년간 10조원 투자를 예고했다. 업계 내에서는 현금성 자산과 현재 현금 창출 능력을 봤을 때 무리한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태광산업은 투자금 확보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며 내부자산과 차입 등을 활용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향후 10년간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중 10조원을 태광산업이 투자한다. 태광그룹은 투자 초기 5년 동안은 태광산업을 통해 8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그동안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호진 태광산업 전 회장이 횡령과 배임에 휘말리면서 2012년부터 신규 투자가 미미했다. 실제 태광산업은 지난해 아크릴로니트릴(AN) 사업을 위해 LG화학과 합작법인 티엘케미칼을 세우고 728억원을 투자해 지분 60%를 확보한 것과 올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에 1450억원을 투자한 사례가 전부다.

이 때문에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해 업계에서는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투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태광산업의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초기 5년동안 연간 평균 1조6000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태광산업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및 공정가치금융자산 포함)은 1조3719억원으로 이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올해 들어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태광산업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1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한 상황이다. 내년에도 업황 부진이 예상돼 현금 창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의 현재 현금성 자산이나 부진한 석유화학업황을 봤을 때 투자금을 확보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광산업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더라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차입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구체적인 투자 일정이나 투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점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 경제인 특별사면을 앞두고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사면을 고려해 발표한 계획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투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업황이 살아나게 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이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투자 계획은 이호진 전 회장의 사면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약 1조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으며, 토지 등 내부자산을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차입 등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금 마련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는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호진 전 회장 사면과는 관계가 없다”며 “어떤 신사업을 진행할지는 경쟁업체에 노출될 경우 투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직 발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