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판 흔들까…배재규號 한투운용, ‘ACE’ 향한 광폭 행보

시간 입력 2022-11-07 17:59:14 시간 수정 2022-11-09 0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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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 만들 것”…변화 꾀하는 배재규 대표
조직개편·인사 영입…“장기적 성장 기틀 마련”
ETF 시장 점유율 4%→25% 공언…승부수 통할까

올 2월 배재규 대표이사 사장을 등에 업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겟데이트펀드(TDF)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변화를  강조해 온 배 대표는 취임 직후 상장지수펀드(ETF)와 TDF, OCIO 비즈니스의 대폭 성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투톱’ 자리를 꿰차기 위한 선전포고에 나선 것과 더불어, 배 대표가 강조하던 △장기투자 △분산투자 △저비용투자 △적립식투자 원칙을 집약한 TDF 상품을 선보이며 1000조원 시장의 연금시장을 정조준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배 대표는 ETF 리브랜딩을 통해 ETF 시장 내 승기를 잡겠다는 목표를 명확히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적으로 조직개편과 인사 영입을 거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9%로 업계 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43.8%)과 미래에셋자산운용(37.1%)이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다. 3위인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은 7.1%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3.2%p 차이를 보이며 앞서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배 대표는 5년 뒤 2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합류 전 삼성자산운용(구 삼성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총괄 부사장, ETF 운용본부 상무 등을 역임하며 국내 ETF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 대표는 2008년부터 사용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 ‘KINDEX’를 ‘ACE’로 전격 교체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출발점은 ETF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를 최고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고객 전문가, A Client Expert로 만들기 위해 ETF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ETF의 향후 사업 방향을 ‘정면승부’로 잡고,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실체 없는 블루오션을 찾아나서기 보다는 상위 운용사들과의 경쟁을 피하지 않고 부딪혀 겨루는 길을 택했다”며 “경쟁사들이 출시하는 류의 상품들을 같이 출시하되, 그 경쟁을 다른 방향으로 하기 위해 판을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시장 또한 배 대표가 승부수를 띄운 분야다. 향후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연금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배 대표는 지난달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체 개발한 글라이드패스를 활용한 TDF 상품으로, 배 대표가 강조하던 △장기투자 △분산투자 △저비용투자 △적립식투자 원칙을 집약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말부터는 ‘연금부자 한국투자’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TV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진행된 광고는 전속 모델인 배우 이동욱과 함께 젊은 세대에게도 연금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당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직개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 조직개편을 통해 분위기 변화를 주도하고, 장기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 대표는 올 6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디지털마케팅과 ETF마케팅을 총괄하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가, 외국인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회사와 상품을 알리기 위한 방안이다.

해당 조직은 홍콩계 ET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Premia Partners)’의 김찬영 전 이사가 이끌고 있다. 향후 고객이 노후를 위한 연금자산을 잘 지키고 불릴 수 있도록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재미있는 투자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어 7월에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관련 운용과 컨설팅, 마케팅을 전담할 ‘솔루션본부’를 신설하고 OCIO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나섰다. 솔루션본부는 △OCIO 펀드를 운용하고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솔루션전략부’ △TDF와 멀티에셋펀드 등을 운용하는 ‘멀티에셋운용부’ △민간연기금투자풀 펀드를 운용하는 ‘민간풀운영부’ △OCIO 컨설팅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OCIO컨설팅부로’ 등으로 구성된다.

본부장은 박희운 전 KB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이 맡았다. 박 본부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아울러 금융투자업계에서 총 27년에 달하는 리서치 경험을 갖춘 자산배분 전문가다. 특히 가치평가(Valuation) 모델, 자산배분 모델 등 계량모델 개발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조직의 공통점은 배 대표의 직속 조직이라는 것이다. 배 대표는 취임 당시 고객가치 중심의 ‘위대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투자자에게 성공적인 투자 방법을 알리는 교육 및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조직개편에는 자산운용업의 핵심 역량이 운용에서 상품개발 및 마케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배 대표의 사업환경 분석과 성장 전략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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