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5800억원…치솟는 환율에 4대 금융지주 환손실 ‘눈덩이’

시간 입력 2022-09-30 17:46:06 시간 수정 2022-09-30 19: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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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1430.2원 마감, 연내 추가 상승 전망
고환율, 외화환산손익에 영향…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이어져
4대 지주 BIS비율, 전년比 0.3%포인트↓

원·달러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외화환산손익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산손실액의 증가는 위험가중자산의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BIS지표의 하락은 불 보듯 뻔 한 실정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1434.00원) 대비 8.7원 떨어진 1430.2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지난 29일 원·달러환율이 전일 종가(1440.00원) 대비 6원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한 추세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한 데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8일 금융당국은 22일 환율이 종가 기준 1400원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종가가 장중 고가 기준 1488.0원을 기록한 2009년 3월 16일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최고점을 찍음에 따라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8거래일 연속 상승세는 저지됐지만 여전히 원·달러환율은 증권사 전망을 훨씬 웃돌고 있다.

지난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평균 환율 전망에 따르면 최근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원·달러환율의 향후 최고가를 예측한 결과는 평균 1422.7원이다.

다만 당시 응답자의 26.7%은 1450원까지, 6.7%는 148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추세로는 연내 150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마저 크게 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 금융사의 외화환산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금융사가 보유한 외화 부채 규모는 환율과 비례해서 상승하는 만큼 위험가중자산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국제결제은행(BIS)의 기준에 따른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외화환산손실은 5804억840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2138억500만원의 외화환산이익을 봤던 것과 비교하면 악화 규모는 약 7943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의 손익 금액에 가장 큰 변동이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2091억5600만원의 이익을 봤지만 올 상반기에는 1442억7600만원의 손실로 돌아서며 3534억32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외화 부채를 함께 인수한 영향이다.

KB금융의 경우 올 상반기 2649억7800만원의 외화환산손실을 봤다. 이에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총자본 비율) 평균치는 15.49%로 전년 동기 15.79%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외화환산손익에 가장 큰 변동이 생긴 하나금융의 경우 16.54%에서 15.86%으로 0.68%포인트 떨어져 4대 금융지주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금융감독원은 아직은 금융지주사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인 11.5%(D-SIB 가산치 적용)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럼에도 최근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등에 예상치 못한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외화자산 규모가 외화부채 규모를 초과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달러 강세 등 환율 변동 관련 위험이 은행의 재무안정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최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화부채 관련 환손실이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미국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추가적인 환율상승 및 환헤지비용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와 관련하여 향후 주요 글로벌 경제 지표 추이 등을 중심으로 외화 익스포저 증가 가능성 및 위험관리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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